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부담감…2년 만에 케이블 업체 인수 재추진

서울특별시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 (사진=미래경제 DB)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2년전 CJ헬로비전 인수에 실패했던 SK텔레콤의 인터넷TV(IPTV)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이번엔 국내 2위 케이블TV 사업자 티브로드 지분인수에 나선다. 앞서 LG유플러스가 국내 1위 케이블TV 사업자 CJ헬로 지분 인수를 결정하면서 유료방송업계 M&A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18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태광그룹은 각각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를 합병하기로 합의했다. SK텔레콤이 합병법인의 1대 주주, 태광그룹은 2대 주주가 된다. 양측은 이르면 이번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합병비율과 거래조건 등을 확정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거래는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SK텔레콤은 큰 현금을 들이지 않고 티브로드를 사실상 인수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 등을 위한 실탄을 아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태광그룹도 합병법인 2대 주주로 남아 방송·통신 융합의 시너지 효과를 누린다.

업계는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이사회에서 결의하고 곧바로 지분 인수 및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준비에 돌입한 시점에서 SK텔레콤도 함께 인수를 추진해 공정위가 동등 잣대로 심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복안인 것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를 인수하기로 했다가 공정위 기업결합심사에서 고배를 마신적 있는데, 이번 인수에서 동종 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인수합병을 하게 되면 공정위 심사가 보다 유연할 수 있으리란 점을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446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티브로드(315만 명)와 합치면 가입자 761만 명, 기업가치는 4조원에 달한다. KT-KT스카이라이프(986만 명), LG유플러스-CJ헬로(781만 명)에 이은 3위 유료방송 사업자가 된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유료방송 인수합병을 위해 특정 기업으로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기업과 접촉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SK텔레콤 까지 케이블TV 업체 지분인수에 나서면서 마지막 남은 대형 케이블TV 매물인 딜라이브 인수전도 달아오를 전망이다. 현재 딜라이브 인수 유력후보로 알려진 KT의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유료방송합산규제 재심의 결과에 따라 본격적인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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