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이하 예금은 13% 증가…기준금리 인상 등 경제 불확실성 영향

10억원 넘는 고액예금 잔액이 최근 5년 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인 500조원을 넘어섰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10억원 넘는 고액예금 잔액이 최근 5년 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인 500조원을 넘어섰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으로 10억원 초과 저축성예금 잔액은 532조56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인 2013년 말(326조8260억원)보다 62.9%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말(499조1890억원)보다는 6.7% 올랐다.

저축성예금은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등을 포함한 금융상품으로, 예금주가 일정기간 동안은 돈을 회수하지 않고 은행에 예치하는 돈이다.

반면 1억원 이하 예금 잔액은 378조740억원에서 420억5310억원으로 5년 새 1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년 말(420억5310억원) 대비로는 1.5% 증가했다. 10억원 넘는 예금 증가율이 1억원 이하 예금 성장률보다 5배 높은 셈이다.

10억원 넘는 고액예금은 1억원 이하 예금뿐 아니라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예금과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예금의 증가세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예금 잔액은 2013년 말 116조80억원에서 지난해 말 142조1620억원으로 23.4% 올랐고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예금도 24.0% 늘었다.

고액 예금의 계좌수 증가도 눈에 띈다. 올 상반기 6만7000계좌로 2013년 말보다 14000계좌(26.4%) 늘어났다.

이처럼 고액 저축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증시 하락 등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진 탓이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자 자산가들과 기업들이 만기가 비교적 짧으면서도 안전한 금융계좌에 예치해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현금보유 형태로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과 경기둔화 우려, 고용부진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가 줄줄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고액예금 선호현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인 이달 30일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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