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의 신학철 수석부회장 영입…LG 순혈주의 버릴까

(왼쪽부터)LG화학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신학철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 (사진=LG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LG화학이 창립 이후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대표로 내정했다. 재계에서는 본격적인 구광모식 인사 스타일이 반영된 첫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은 9일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3M의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이 CEO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1947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전문경영인이다.

현재 LG화학의 사업영역은 전통적인 석유화학에서 신소재, 배터리,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등 첨단 소재·부품과 바이오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 여기에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의 글로벌화와 전지 사업의 해외생산과 마케팅이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어 고도화된 글로벌 사업 운영 체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의 영입배경에 대해 "세계적인 혁신 기업인 3M에서 수석부회장까지 오르며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과 경험은 물론 소재·부품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조직문화와 체질의 변화,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번 LG화학 CEO 교체와 관련해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의 LG그룹 경영 색깔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LG그룹이 주력 계열사 CEO를 외부 기업에서 영입한 사례는 피앤지 출신의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이후 처음이다.

구 회장 체제에서는 LG그룹 내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 인사 영입 등을 통해 새로운 기업문화 구축에 힘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연말에 있을 LG그룹 정기 인사 또한 파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