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대비 시장성 밝지 않아 신약가치 하락 판단에 따른 결정

한미약품 본사.(사진=한미약품)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한미약품이 내성표적 폐암신약 ‘올리타’(성분 올무티닙)에 대한 글로벌 임상3상을 중단하기로 했다. ‘올리타’는 2016년 임상3상을 별도로 시행하는 ‘조건부 허가’를 받고 국내서 판매되고 있으며, 전세계 품목허가를 위해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연구개발(R&D)에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이 의약품의 시장성이 밝지 않다고 판단해 글로벌 임상3상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미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전세계 폐암신약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보다 3~4년 늦게 제품을 내놓는 것이 투자대비 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타그리소’는 지난 2016년부터 전세계 4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올리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해외제약사들이 잇달아 판권을 반환한 것도 임상중단의 한 요인이 됐다. 지난 2016년 9월 ‘올리타’를 기술수입했던 다국적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은 ‘올리타’의 모든 권한을 한미약품에 반환했고 중국 판권을 가졌던 자이랩마저 최근 권리를 반환했다.

해외제약사들의 잇딴 판권 반환으로 글로벌 임상3상이 지연되면서 그 사이에 다른 경쟁약들이 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측은 올리타의 글로벌 임상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앞으로 투입될 연구개발(R&D) 비용대비 신약가치가 현저히 하락할 것으로 판단해 임상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올리타 임상중단으로 생긴 기회비용을 다른 신약개발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올리타’의 임상중단으로 한미약품이 다국적제약사들에 기술수출한 신약물질은 8개가 됐다. 그 중 미국 스펙트럼사에 기술수출해 미국 임상3상중인 지속형 호중구 감소증 신약물질인 ‘롤론티스’가 가장 빨리 상용화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포함해 한미약품이 상업화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신약물질 파이프라인 수는 총 24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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