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유심은 5500원…이통사들, 매출 감소 우려에 가격 인하 거부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휴대폰 속에 끼워 넣는 유심칩의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휴대폰 속에 끼워 넣는 유심칩의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유심칩은 휴대폰을 인식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신분증 역할로, 타 국가에서는 유심칩을 1000원대에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거나 영국의 경우 공짜로 배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통신사는 휴대폰을 개통할 때 필요한 유심칩을 8000원대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비쌀 뿐만 아니라 이통 3사 모두 같은 가격을 받고 있어서 가격 담합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에서 나오는 LTE 유심 가격은 8800원으로 동일한 가격에 판매된다. 국내 통신업계 특성상 이통사가 유심칩을 독점 공급하다 보니 개인 소비자가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유심칩을 구매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유심 제조사로부터 직접 유심을 받는 알뜰폰 유심의 경우 5500원으로 3000원 이상 저렴하다.

유럽 일부 국가에선 유심칩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거나 무료로 제공한다. 영국과 스페인은 공짜로 제공하고, 프랑스는 4900원, 호주는 1700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이에 일부 시민단체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심칩의 가격 거품을 덜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에 따르면 유심칩의 원가는 1000원에서 2000원 내외이지만, 실제 판매가격은 4배 이상 비싸다. 유심칩의 유통 채널을 다양화하거나 요금 인하가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심비 인하를 위해 이통 3사와 수차례 협의했지만 매출 감소를 우려한 통신사들이 가격 인하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유심 구입비를 합법적으로 지원하거나 독점 공급을 못 하게 해 가격을 낮추자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여전히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한편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통신 3사의 유심 매출은 7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하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