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모바일 게임·캐릭터 개발 투자 강화…2조원대 동남아 게임시장 적극 공략

넥슨의 1인칭 총쏘기(FPS) 게임 '로브레이커즈'.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넥슨 등 국내 게임업체들이 기존 중국에 편향된 글로벌 진출 전략을 북미와 동남아로 선회하고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조치로 국내 게임 산업까지 규제하는데다 중국 게임업체들이 한국 게임을 베끼는 행태가 빈번히 일어나는 등 껄끄러운 상황이 맞물리며 국내 게임업체들의 해외 진출국을 북미와 동남아로 대폭 수정했다.

5일 IT업계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은 미국, 캐나다 등 북미와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투자와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다.

우선 '던전 앤 파이터'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넥슨은 올 3월 미국 보스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글로벌 게임쇼 ‘팍스 이스트 2017’에 참가해 신작 게임 ‘로 브레이커즈’를 선보였다.

넥슨은 “이번 신작은 해외 국가 가운데 미국에서 처음 내놓을 정도로, 북미를 타깃으로 개발한 게임”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넥슨은 지난해 10월 태국의 게임 유통 업체 ‘iDCC’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넥슨 측은 올해 태국 게임시장이 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태국을 거점으로 삼아 급성장하는 동남아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의 사상 첫 VR 게임인 ‘블레이드&소울 테이블 아레나’.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미국의 VR 기기 업체 ‘오큘러스’와 손잡고 첫 번째 VR 게임을 선보였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에서 사상 첫 VR 게임인 ‘블레이드&소울 테이블 아레나’를 공개하고 미국 게임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모바일 게임 연구소인 ‘아이언 타이거 스튜디오’를 설립해 현지 개발자를 채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북미용 모바일 게임 신작을 개발한다.

엔씨소프트의 현재 북미·유럽 시장의 매출 비중은 18%에 불과하지만, 이를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넷마블의 경우 ‘스타워즈’와 같은 미국에서 유명한 만화나 영화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인수한 캐나다의 모바일 게임 개발사 카밤 스튜디오와 함께 영화 ‘트랜스포머’의 캐릭터를 활용한 RPG(역할수행게임) ‘트랜스포머: 포지드 투 파이트’를 개발,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 동남아 게임시장, 1억2000만 게임인구와 빠른 인터넷망 구축해 진출 용이

북미뿐만 아니라 동남아 게임 시장도 함께 공략한다. 현재 동남아 게임 인구는 1억2000만명으로, 게임 시장은 올해 2조원을 넘어서며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 설리번에 따르면 동남아 게임 시장 규모는 2019년까지 연평균 4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모바일 게임 ‘뮤 오리진’으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웹젠은 연내 동남아 시장에 신작 PC 게임 ‘뮤 레전드’를 내놓는다.

드래곤플라이의 모바일 1인칭총쏘기(FPS) 게임 '스페셜포스 모바일'. (사진=뉴스1)

드래곤플라이는 자사가 개발한 글로벌 온라인 대표 FPS ‘스페셜포스’로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5개국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회사는 지난 11월부터 해당 국가에서 ‘스페셜포스’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한 달 만에 가입자 200만명 이상을 확보했다. 드래곤플라이는 퍼블리셔와 긴밀한 논의를 통해 현지 유저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나갈 방침이다.

제페토도 지난 10일 태국 방콕 현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일렉트로닉스 익스트림(이하 익스트림)과 1인칭 슈팅(FPS) 게임 ‘배틀 카니발(Battle Carnival)’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배틀 카니발의 태국 퍼블리싱을 담당할 익스트림은 지난해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태국에서 성공시키며 동남아시아에서 주목받고 있는 퍼블리셔다.

게임업계는 “동남아 게임시장은 다른 국가보다 진입장벽도 낮고 규제도 덜한 편”이라며 “한국만큼 빠른 인터넷 망도 갖춰져 있어 게임업체들의 시장 진출에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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