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보복으로 매출 타격 이어져…동남아 등 시장 다변화 모색

라네즈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한 뷰티로드 모습.(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일명 ‘기회의 땅’이자 13만명의 인구를 가진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이 최근 한반도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을 감행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한 국내 유통업계는 중국 관련 매출에 비상이 걸렸다.

관련업계에서는 막대한 투자금을 들인 중국 시장을 버리지는 못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의 다각화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유통업계는 한동안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중국 시장을 주목하며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해외 기업에 배타적인 텃새, 자국 기업 보호 정책 등으로 유통업계에선 이미 쉽지 않은 시장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사드부지를 제공한 롯데다. 롯데는 1994년 중국에 처음 진출해 지금까지 10조원 가량을 투자했다. 하지만 유통계열사의 경우 여전히 수익을 못내고 있으며 중국 지역 적자 폭은 지난해 최소 2000억~3000억원 수준을 보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는 중국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중국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베트남 등 동남아사이와 몽골진출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중국사업을 연내 완전 철수한다는 얘긴 아니다. 이마트는 지난해 베트남 호치민시에 1호 매장을 오픈해 운영 중이며 빠르면 올해 중에 2호점을 개설하는 등 수년 내에 베트남 전국에 50여개 매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마트가 중국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동남아 쪽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폐쇄적이고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과 달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서구문화에 개방적이라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세계화’를 위해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참이슬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추진하고 있다. 2016년에는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2011년에는 태국 최대 주류기업인 '분럿 그룹'과 소주 수출, 유통계약을 맺었다.

‘참이슬’은 올해부터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면세점 내 16곳에서 위스키, 사케, 보드카 등 세계 주요 국가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주류와 함께 판매되고 있으며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에게 한국의 술 소주를 알리고 있다.

또한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도 교민 및 현지인시장에 맞춘 홍보채널을 통해 진로24, 참이슬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전 세계 80개 국가에 참이슬을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4400만 달러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도 아세안 시장 강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1964년 국내산 화장품으로는 최초(‘오스카’ 브랜드)로 해외 수출을 달성한 후 ‘미’를 공용어로 전 세계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온 ㈜아모레퍼시픽은 90년대 초부터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추구하며 중국과 프랑스에 공장을 설립,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했고 이를 기반으로 200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인 글로벌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중화권, 아세안, 북미 시장을 3대 축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문화 경제적 유사성 및 지리적 근접성에 기반해 새로운 권역에도 순차적으로 진입, 소명 실현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예정이다.

특히 최근 주목할만한 고성장을 이끌었던 중화권 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주요한 사업 축인 아세안 시장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은 브루나이를 포함한 10개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5개국(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법인을 만들어 진출해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 업체인 SK플래닛 11번가는 자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대신 일찌감치 동남아시아 등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못된고양이 필리핀 7호점 외부.(사진=못된고양이 제공)

한편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은 사드 배치 문제로 주춤한 반면 동남아 시장은 한류 열풍이 거센데다 경제 성장률과 시장 잠재력이 커 중국에 버금가는 황금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액세서리 프랜차이즈 브랜드 못된고양이는 중국보다 동남아 시장에 대한 잠재력을 일찍이 인지하고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못된고양이는 올 1월 필리핀 퀘손시티에 7호점을 오픈하며 동남아 시장 매장 확장을 활발히 하고 있다.

못된고양이는 현재 필리핀 7호점을 포함해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내 필리핀 8호점과 베트남 2호점도 오픈할 예정이다.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베트남과 대만의 현지 매장에서 한국의 맘스터치 메뉴와 함께 현지인들의 기호를 고려한 다양한 메뉴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특히 맘스터치는 호치민 1호점을 시작으로 하노이 등 대도시로 점차 맘스터치 매장을 확대해 베트남에서의 맘스터치 인지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최근 동남아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달콤커피’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 신드롬에 따른 한류열풍에 힘입어 지난 1월 문을 연 싱가포르 1호 매장이 개점 한 달 만에 월 매출 1억원을 돌파한 바 있다. 달콤커피 측은 여세를 몰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글로벌 가맹점을 오픈한데 이어 태국과 필리핀에 신규매장을 준비하고 있다

드롭탑도 최근 말레이시아 1호점을 오픈하고 캄보디아 입점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동남아 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대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