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등 삼성 수뇌부 5명 기소…朴 대통령 검찰 이어 두 번째 입건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출범한 박영수 특검팀은 역대 최대 규모의 수사팀과 역대 최다 구속, 최다 기소 등 특별검사의 역사를 새로 쓰며 90일 대장정의 막을 내리게 됐다. /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가 공식 종료되는 28일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마지막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 18명을 재판에 넘기고 90일간의 수사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13명이 기소됐으며, 이들을 모두 합치면 기소 대상자는 총 31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위증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61)씨 측에 430억대의 자금 지원을 약속한 혐의를 받았다.

해당 자금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그룹 임원 4명도 불구속기소 처리됐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4명이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뇌물수수 등 혐의로 형사입건한 채 사건을 검찰에 이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검찰에 이어 두 번째로 입건된 셈이다.

‘국정농단’ 주범 최 씨는 지난해 11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 된 이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삼성 측으로부터 뇌물수수 혐의가 추가로 밝혀졌다.

최 씨에게 적용된 공소사실에는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ODA) 참여를 대가로 사업가로부터 뒷돈을 챙긴 혐의,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를 청탁한 혐의 등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가 공식 종료되는 28일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마지막 정례 브리핑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최순실·안종범 추가 혐의 밝혀져…특검팀 수사종료 후 공소유지 체제 전환

앞서 검찰에서 구속기소 된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비서관(58)도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은 혐의가 새로 드러나 추가 기소됐다.

이와 함께 청와대 '비선 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55)씨를 비롯해 대통령 자문의를 지낸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55), 정기양 연세대 의대 교수(58) 등이 불구속 기소됐다.

이밖에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에 관여한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61),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에게 차명 휴대전화(대포폰)를 개설·제공한 의혹을 받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38), 이대 비리의 정점으로 지목돼 구속된 최경희 전 이대 총장(55) 등도 이번에 일괄 기소됐다.

특검은 이들의 구체적인 공소사실에 대해선 내달 6일 오후 2시 수사결과 발표 때 일부 공개할 예정이다.

이로써 박영수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1일 현판식을 가진 이후 90일간의 수사를 통해 기소 대상자 31명을 최종 확정했다. 금일 수사가 종료됨에 따라 팀 운영은 수사에서 공소유지 체제로 전환했다.

특검은 이번 수사에서 맹활약한 파견 검사들이 공소유지 작업에서도 꼭 필요하다고 보고 검찰 인력을 총괄하는 법무부에 8∼9명을 공판 요원으로 잔류시키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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