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대형 부동산 투자 금액만 1.5조원…삼성생명·화재 사옥 모두 매입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사진=부영그룹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재계 21위 부영그룹의 이중근(75) 회장은 검소한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평소 점심으로는 6000~7000원 정도의 도시락과 김밥을 즐겨 먹으며, 골프도 아예 치지 않고 술도 안 하는 등소박한 생활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중근 회장이 부동산 투자에 거액의 투자를 하며 부동산 업계에서 큰손으로 떠올랐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을지로 본관 사옥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부영을 선정했다. 매매가는 4000억~5000억원대로 추정된다.

부영은 지난 1월에 삼성생명의 세종대로(옛 태평로) 사옥을 매입한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삼성그룹 소유의 빌딩 두 곳을 모두 매입했다. 지난 1월 매입한 태평로 삼성생명 본사의 가격은 58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삼성그룹 소유의 빌딩을 매입하는데 쓴 금액만 약 1조원에 달한다.

또한 부영은 지난 1월 사들인 삼성생명 본사 사옥의 구체적인 용도를 정하지도 않았으면서 추가로 대형 오피스빌딩을 매입하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영은 현재 삼성생명 본사 건물을 100% 임대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근 회장의 부동산 투자는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영 그룹은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 대우자동차판매 부지를 3150억원에 매입했다. 지난해 부영이 3150억원에 사들인 송도 인천 옛 대우자판 부지는 2014년 연말까지만해도 1조481억원에 경매에 나왔다. 네 차례 유찰되면서 2516억원까지 떨어진 부지는 부동산개발업체인 대원플러스가 매입할 예정이었나 자금력에 문제가 생겨 결국 부영의 차지가 됐다. 이 회장은 10여 개월 만에 30% 가격으로 인천의 알짜배기 땅을 매입했다.

이중근 회장은 강원 태백 오투리조트와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18홀 규모 회원제 골프장인 마에스트로CC도 인수했다.

부영은 지난해 10월 이후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태평로 삼성생명 사옥·을지로 삼성화재 사옥·송도 대우자판 부지 등 1조5000억원 넘는 돈을 부동산 매입에 투입했다.

재계에서는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 인수에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부영이 대형 부동산을 매입할 때는 전적으로 이중근 회장의 판단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근 회장은 땅 잘 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수십년간 임대주택사업을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다. 또한 76세의 나이에도 현장을 챙길 정도로 직접 발로 뛰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