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철회 없이는 사태 해결 못해" 사직서 제출 강행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정희 기자]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의대 교수들도 집단 사직서 제출에 나섰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에서 이날 소속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거나, 사직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수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국의대교수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며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19개 대학이 참여했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성명을 내고 교수 767명 중 433명이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의 경우 이 병원에서 근무 중인 순천향대 의대 교수 233명 중 93명이 이미 교수협의회에 사직서를 낸 상태로 전해졌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는 이날 오후 병원 인사팀에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사직서 제출 숫자는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안암·구로·안산)의 전임·임상교수들은 이날 아침 안암병원 메디힐홀·구로병원 새롬교육관·안산병원 로제타홀에서 각각 모여 온라인 총회를 연 뒤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이날 오후 6시 의대학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할 예정이다. 연세대 원주의과대학에서도 교수 정원이 10명인 필수의료과목에서 8명이 지난주 사직서를 제출했다.

가톨릭대의대 교수들은 26일 회의를 열어 사직서 제출 일정 등을 논의하며. 서울대 의대 교수들도 이와 관련해 저녁에 회의를 개최한다.

의사들이 '2000명 증원' 철회를 촉구하며 사직서 제출을 강행하고 있지만, 정부는 2천명 증원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빠른 시간 내에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 앉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하면서도 "27년 만에 이뤄진 의대 정원 확대를 기반으로 의료개혁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의대 증원'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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