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 금리 3주 만에 최대 1%포인트 가까이 올라 ‘연 4%대’

신용대출 '연봉이내'·마통 '최대 5000만원'. [PG=연합뉴스] ⓜ
신용대출 '연봉이내'·마통 '최대 5000만원'.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가 강화되면서 가파른 대출 금리 상승세에 직장인의 대표적인 수요 중 하나인 마이너스통장 금리까지 치솟고 있다.

고신용자 대출 줄이기에 나선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케이뱅크는 물론 대출 문턱을 높이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불과 3주 만에 최대 1%포인트 가까이 올라 ‘연 4%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도 축소에 이자 부담까지 늘어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28일 기준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연 3.74~5.42%였다. 지난 7일에는 이들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연 3.49~4.55%였는데 불과 3주만에 많게는 0.88%포인트가 오른 셈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연 4.42%(최저금리 기준)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도 최저금리가 연 3.905%로 4%에 육박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취급한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가 연 4.29%에 달했으며 케이뱅크도 연 3.91%였다.

마이너스통장 금리 상승폭은 최근의 대출금리 오름세와 비교해도 더 빠른 편이다. 은행들은 마이너스통장은 돈을 꺼내 쓰지 않으면 당장 이자가 나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가수요’의 성격이 짙어 대출 총량 규제에 맞춰 마이너스통장 관리를 가장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최근의 한도 축소까지 이어진 가운데 불만이 커지고 있다. 마이너스통장을 쓰지 않으면 한도가 줄고 한도 유지를 위해 돈을 쓰게 되면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맞춰 지난달 초부터 잇따라 마이너스통장 최대한도를 5000만원으로 줄였다. 또 고액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을 받아놓고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만기 연장 시점에 적게는 10%, 많게는 100% 한도를 자동 감액한다.

한편 올해 상반기 국내 17개 은행(19개 은행 중 수출입·중소기업은행 제외)에서 마이너스통장(마통)이 65만개 개설돼 23조원의 대출이 새로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국의 규제가 고삐를 당기면서 마통 대출을 끌어다쓰기 위한 수요가 몰렸던 영향도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에 새로 개설된 마통 대출 계좌는 총 65만3000건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와 40대가 각각 19만8000개의 마통 계좌를 새로 만들었고 50대가 13만9000개의 마통 계좌를 새로 개설했다. 이어 60대 이상 5만8000개, 20대 이하 6만1000개 순이었다.

올 1∼6월에 마통 대출로 새로 나간 금액(신규 취급액·한도금액 기준)은 23조3000억원이었다.

이처럼 상반기에도 마통 대출을 받는 수요가 줄지 않으면서 올해 6월말 기준 국내 17개 은행의 마통 대출 잔액(차주가 한도금액 내에서 실제로 이용 중인 금액)은 60조원을 넘어섰다.

마통 대출 잔액은 2017년 말 45조1000억원, 2018년 말 49조4000억원, 2019년 말 51조7000억원, 2020년 말 58조원, 올해 6월말 60조800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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