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 주총 통해 본업 경쟁력 강조
주주들에 수익성 강화 약속

유통대기업들이 주주총회에서 오프라인 공간 경쟁력 강화를 핵심으로 내세웠다. / 사진은 부산 기장군 신세계사이먼 아웃렛에서 열리고 있는 하리보 블루밍 가든 행사.[사진=연합뉴스] ⓜ
유통대기업들이 주주총회에서 오프라인 공간 경쟁력 강화를 핵심으로 내세웠다. / 사진은 부산 기장군 신세계사이먼 아웃렛에서 열리고 있는 하리보 블루밍 가든 행사.[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석 기자] 최근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온라인 쇼핑의 강세 속에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들이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준다. 특히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온라인 쇼핑과 차별화 할 수 있는 ‘공간’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공통 쟁점으로 내세웠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은 지난 26일에, 신세계는 이보다 앞선 지난 21일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 전통 유통기업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성장한 국내외 이커머스 기업들과 경쟁에 지속된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침체까지 힘든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올해에는 본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매장 리뉴얼과 팝업스토어 및 복합쇼핑몰 조성, 식품매장 강화 등 직접적인 체험을 통한 강점을 최대한 앞세운다는 전략이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올해 매출과 이익 동반 성장을 목표로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2.0’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사업부별 내실 강화와 수익성 개선 노력은 올해도 지속 추진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며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뿐 아니라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주력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올해 매출과 이익 동반 성장을 목표로 ‘트랜스포메이션 2.0’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사진=롯데쇼핑 제공] ⓜ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올해 매출과 이익 동반 성장을 목표로 ‘트랜스포메이션 2.0’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사진=롯데쇼핑 제공] ⓜ

신규 추진 사업으로는 인공지능(AI)과 동남아시아 복합개발 사업, 자체브랜드 식료품 수출 등을 꼽았다.

이밖에 조직문화 혁신을 지속하고 재생에너지 도입 확대와 에너지 소비시설 효율 개선을 통해 탄소중립 초석을 마련하는 등 지속 가능한 기업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힘쓰기로 했다.

사업부별로는 백화점은 핵심 점포 중심으로 리뉴얼을 본격 추진한다. 리뉴얼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점포는 본점과 수원점 등이며 수원점은 올해 복합쇼핑 공간으로 재단장해 선보일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장기적으로는 지역별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복합쇼핑몰 개발에 주력하고 해외 사업에서는 동남아시아 점포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성장 잠재력이 우수한 부지에 신규 출점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0년 이후 일부 매장 건물을 매각하고 다시 임차해 차익을 확보하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자산유동화를 진행했다.

마트·슈퍼 사업부에 대해서는 그랑 그로서리(식료품 전문매장) 중심의 매장 리뉴얼을 가속화하고 마트와 슈퍼 사업부 간 통합 시너지를 강화해 오카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올해도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기존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 강화를 도모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주주총회에서 인사말 하는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사진=현대백화점 제공] ⓜ
주주총회에서 인사말 하는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사진=현대백화점 제공] ⓜ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도 주주총회에서 “오프라인 플랫폼의 공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더현대서울, 판교점, 중동점,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 등 주요 점포에 2000여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올해도 주요 점포 공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점포별로 지역 상권에 특화된 콘텐츠와 운영 전략을 수립해 '로컬 스토어'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개발을 준비 중인 ‘더현대 광주’와 관련해 “더현대 서울이 보여준 차별화된 공간 기획과 브랜드 구성 능력을 바탕으로 현대백화점그룹 50년 유통 역량과 노하우를 결집해 미래형 리테일로서 한 차원 높은 플랫폼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현대 광주는 2027년 말 개점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건축 인허가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착공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또 2025년 청주시티아울렛 출점과 2027년 서부산 최대 개발단지인 에코델타시티 중심부 프리미엄 아울렛 출점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주주총회를 개최한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는 “올해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객 중심의 본원적 경쟁력과 수익성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올해는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대내외 리스크 요인 누적, 소비심리 위축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극단적 소비 성향의 심화와 치열해지는 온오프라인 업태 경쟁, 패션 브랜드 불황 등 유통업계 전반적으로도 제한적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내외적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신세계는 고객 중심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며 고객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새로운 가치의 영역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가 열리고 있다. [사진=신세계 제공] ⓜ
지난 2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가 열리고 있다. [사진=신세계 제공] ⓜ

신세계는 리테일 기업을 넘어 고객의 삶에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Content Creator)’로 진화해 신세계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형성해 압도적인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간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리테일업에 있어 외형성장 못지않게 손익 개선과 비용 구조의 효율화는 미래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 필수적”이라며 “모든 사업영역에 걸쳐 투자 영업활동의 손익과 효율 검증을 강화하고 사업 구조와 오퍼레이션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신성장 동력으로 리테일을 중심으로 아트·엔터테인먼트 등 다채로운 콘텐츠와 신세계 브랜딩이 결합한 ‘복합공간 구축’을 내세웠다.

그밖에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과 디지털 채널의 다각도 활용,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영환경 조성, 업무 효율성 강화를 위한 차세대 업무 시스템의 성공적 도입 등을 올해의 과제로 내놨다.

한편 올해도 소비 침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통기업들은 국내 소매 유통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드는 등 어려운 영업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주주들에게 수익성 강화와 재무 건전성 확보에 대한 약속을 다짐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