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맞는 공정한 보상 등 인사시스템 전면 개편…위기 타개 나서

정용진 신세계 회장(가운데). [자료사진=연합뉴스] ⓜ
정용진 신세계 회장(가운데). [자료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석 기자] 정용진 회장 승진 이후 본격적인 ‘정용진의 신세계’가 시작되면서 성과에 맞는 공정한 보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파격적 인사제도를 시행한다.

이는 내부 시스템 개혁으로 실적 위기에 빠진 그룹 계열사의 경영 혁신을 위한 첫 변화로 이를 통한 그룹 내부 긴장감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내부적으로 마련한 핵심성과지표(KPI)를 토대로 이르면 다음 달부터 임원진 수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그룹 전통인 연말 정기 인사 체계의 틀을 벗어나 기대 실적에 못 미치거나 경영상 오류가 발생하면 최고경영자(CEO)라도 수시로 교체할 수 있는 제도다.

KPI는 성과 측정의 정성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정량적인 지표를 중심으로 조직 또는 개인의 성과를 계량화한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면서 산하에 ‘KTF’(K태스크포스)와 ‘PTF’(P태스크포스) 등 두 개 전담팀을 신설한 바 있다.

K태스크포스는 구성원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신세계식’ KPI 수립을 목표로 했고 PTF는 이를 토대로 기존의 인사 제도를 전면적으로 혁신하는 임무를 맡았다.

정 회장은 세부 개편안을 수시로 보고받고 큰 틀의 방향을 주문하는 등 제도 개편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필드 수원을 찾아 새해 첫 현장 경영에 나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 제공] ⓜ
스타필드 수원을 찾아 새해 첫 현장 경영에 나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 제공] ⓜ

정 회장은 그룹 주요 계열사가 직면한 실적 위기를 타개하려면 경영 전략에 앞서 체계적인 성과 시스템부터 구축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신세계는 주요 그룹 중에서도 성과 보상시스템이 다소 약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신세계 성과보상제의 기본 틀은 등급제로 만약 이마트가 A등급을 받으면 개인 성과와 관계없이 직급별로 똑같은 성과급을 받는 방식이다. 개인별 성과 차를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굳이 다른 직원보다 더 열심히 일해 좋은 성과를 낼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임원 연봉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20%로 다른 그룹(평균 약 50%)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정 회장은 오랜 기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었고 경영전략실 개편을 계기로 TF까지 만들어 이를 전면적으로 손질하려고 했다.

정 회장이 지난해 11월 경영전략실 개편 이후 두 번째 가진 전략회의에서 “철저하게 성과에 기반한 인사·보상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대대적인 인사시스템 개편을 주문한 점도 이런 배경이 있었다.

이번에 마련된 새 인사 제도는 정 회장의 이런 인사 철학을 반영한 것으로 성과에 맞는 적합한 보상과 ‘신상필벌’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와 건설 경기 악화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신세계건설, 적자의 깊이 길어진 SSG닷컴·G마켓 등 이커머스 계열사가 새 인사제도의 첫 번째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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