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배터리·유통·건설 신용등급 잇달아 하락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잇달아 하락하고 있다. [CG=연합뉴스] ⓜ​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잇달아 하락하고 있다. [C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올 한해 국내 산업 전반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잇달아 하락하고 있다. 설비 투자 등 자금 확보가 필요한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확보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2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9일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데다 설비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게 S&P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한때 'BBB+'까지 올랐다. 하지만 2019년 'BBB+'에서 'BBB'로, 2020년 'BBB'에서 'BBB-'로 떨어졌다. 이번에 신용등급이 추가 하향 조정되면서 투기 등급으로 강등됐다. 일반적으로 'AAA~BBB-' 등급은 투자적격 등급, 'BB+' 등급 이하는 투기 등급으로 분류된다.

SK이노베이션이 투자등급을 상실한 것은 SK글로벌 분식회계사태와 소버린자산운용의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이 휘청였던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발목을 잡은 LG화학도 신용도가 떨어졌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달 28일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재 'A3'(A-)인 LG화학의 신용등급이 'Baa1'(BBB+)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유통업계도 신용도 불안에 떨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들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국내 신용평가 3사가 매긴 신용도가 AA급에서 A급으로 떨어졌다. 이마트는 국내 신용평가 3사에서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이 매겨진 상태다.

건설업도 신용평가사들의 주시하고 있는 업종이다. 올해 들어서만 GS건설, 한신공영, 대보건설 등 건설사 신용등급 강등 사례가 속출했다.

업계에서는 신용도 하락이 기업 자금조달 난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용도가 떨어지면 회사채 시장 등에서 기관투자가의 선호도가 떨어진다. 투자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역대급 실적을 찍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등 극소수 업종을 제외하면 사실상 경기 둔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업황 부진과 대규모 투자 후폭풍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신용도 하락이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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