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침체에 23조원 규모 PF우발채무 공포…건설사 연쇄 위기 가중

서울 여의도에 태영건설 본사에 걸린 깃발 모습. [사진=연합뉴스] ⓜ
서울 여의도에 태영건설 본사에 걸린 깃발 모습.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결국 터질게 터졌다"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시공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28일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시공능력 순위 16위의 중견기업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건설업체들의 연쇄 위기 등 파장이 예상된다.

태영건설은 2020년 이후 시공능력 평가에서 10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던 건설사다. 태영건설은 올해 1∼3분기 978억원(별도 재무제표 기준)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부동산 PF 부실이 발목을 잡았다.

태영건설이 이날 최종적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서울 성수동 오피스빌딩의 PF대출 480억원을 상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년 4분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태영건설의 부동산PF 보증 채무는 3조6027억원(한국신용평가 추산·11월말 기준)이다. 이달까지 만기인 PF 보증채무는 3956억원이다.

태영건설의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9300억원, 부채비율은 478.7%이다. 이는 시공 능력 평가 35위 내 주요 대형·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부채 비율이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업계에서는 부동산 PF에 따른 위기감이 다른 중견 건설사로도 확산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유효등급을 보유한 21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9월 집계한 결과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22조8000억 원으로 지난해 6월 말 대비 약 29% 늘어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28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의 성수동 개발사업 부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28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의 성수동 개발사업 부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

실제 태영건설 외에 코오롱글로벌, 신세계건설 등도 PF우발채무로 인한 위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467.9%로 태영건설과 더불어 부채비율이 400%를 웃돈다.

앞서 브랜드 '이안'으로 알려진 대우산업개발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건설, 대창기업, 신일 등은 이미 올해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건설업계 부동산 PF 위기는 건설사 신용등급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기평은 지난 24일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GS건설의 신용등급도 'A+(부정적)'에서 'A(긍정적)'로 낮췄다. 시공평가 22위인 동부건설의 신용등급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신세계건설 역시 브릿지 PF의 본 PF 전환 지연 및 PF 우발채무 증가 등을 이유로 한신평과 한기평으로부터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간 상태다.

건설사들의 신용도 저하는 결국 회사채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비용을 키워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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