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 NCC 매각 나서…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 진출 속도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중국의 증설 공세와 시황 악화로 어려움을 격고 있는 석유화학업계가 공장 매각에 나서며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증설 공세와 시황 악화로 더 이상 사업을 끌고 갈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부진한 범용 석유화학 대신 신성장 전환에 필요한 투자금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1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여수 NCC 2공장을 분할 후 지분 매각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NCC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활용해 석유화학의 에틸렌을 포함한 각종 기초 유분을 만드는 생산시설이다.  NCC는 석화산업의 시작점이자 꽃으로 불려왔다.

LG화학 여수 NCC 2공장 전경. [사진=LG화학] ⓜ
LG화학 여수 NCC 2공장 전경. [사진=LG화학] ⓜ

LG화학은 석유화학 시황이 최악에 빠지자 매각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개월 동안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물밑에서 매수자 찾기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이에 NCC 2공장 일부 사업을 물적분할 후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통매각 대신 몸집을 줄여 매수자를 찾겠다는 의도다.

NCC 매각은 석유화학산업 불황 영향이다. 최대 석유화학 소비국 중국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과거 수출 물량의 40%를 차지한 중국이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있어서다. 오히려 중국이 남은 물량을 저가로 동남아 시장에 수출하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에틸렌 연산은 5174만 톤으로 글로벌 1위에 올라섰다.

이같은 여파로 롯데케미칼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LC 타이탄의 매각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LC 타이탄은 연산 81만톤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PP(폴리프로필렌)와 PE(폴리에틸렌) 등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초대형 석유화학 생산기지다.

과거 LC 타이탄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수익을 내던 알짜 자회사였다. 하지만 중국의 증설 이후 급반전됐다. 지난 2021년 영업이익 2900억원을 끝으로 2022년(2951억원)·2023년(2541억원)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석유화학업계는 기존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새로운 산업 진출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LG화학은 3대 신성장(전지소재·친환경소재·혁신신약) 분야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향후 2~3년 동안 매년 4조원 안팎의 자금을 신사업 부문에 투자할 계획이다. 3대 신성장동력인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에 2025년까지 총 10조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제공] ⓜ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제공] ⓜ

롯데케미칼도 2030년 스페셜티(고부가 소재)와 그린 사업에서만 매출 6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신사업인 탄소나노튜브(CNT, Carbon Nanotube) 사업 강화로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CNT는 전기와 열전도율이 구리, 다이아몬드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차세대 소재로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공정용 트레이, 자동차 정전도장 외장재 등 활용범위가 넓고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009년 CNT 사업 진출을 선언, 2013년 충남 아산에 연산 50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CNT 생산을 시작했다. 주력사업인 합성고무제품에 적용해 마모성, 제동력, 연비향상 등 성능 개선을 위한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이후 2018년 60톤 라인을 추가 증설해 현재 총 120톤의 CNT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리튬이차전지용 CNT 품질테스트와 고객사 품질승인을 완료하고 이차전지용 CNT 상업화에 성공했다. 올해 여수 율촌 산단에 360톤 규모의 플랜트를 준공하며, 생산 능력을 3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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