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연체액과 연체율 2년 사이 약 3배로…세종-울산-제주 등 지방 부실 위험

기업대출. [CG=연합뉴스] ⓜ
기업대출. [CG=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고금리와 고물가 등 경기침체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건설·부동산 관련 기업들이 대출을 갚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2년 사이 부동산·건설업종의 금융기관 대출 연체액과 연체율이 약 3배로 불어난 가운데 세종·울산 등 비수도권 지역 관련 기업의 대출 건전성이 제2금융권(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최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시도별 부동산·건설업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모니터링 대상 약 58만개 법인 대출 가운데 부동산 업종 대출 잔액은 작년 12월 말 현재 385조3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부동산업 대출 통계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포함된 것으로 2021년 말(302조7300억원)과 비교해 2년 사이 27.3% 뛰었다.

연체액(30일 이상 연체된 금액) 증가 속도는 더 빨라 같은 기간 2조2700억원에서 3배가 넘는 7조원까지 급증했다. 이에 따라 0.75%에 불과했던 전국 부동산업 연체율 역시 지난해 말 2.43배인 1.82%로 불어났다.

건설업 대출의 부실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아 작년 말 기준 건설 업종 대출 잔액은 118조3600억원으로 2021년 말(88조5000억원)보다 34% 늘어났다.

연체액은 7600억원에서 2.5배인 1조9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연체율도 0.86%에서 1.9배인 1.60%로 뛰어올랐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신용평가기관으로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한 대다수의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동의 아래 이 업체에 대출자의 금융정보를 제공하거나 반대로 기업·개인의 대출·연체 이력 등을 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은 나이스평가정보의 통계에 실제 대출 현황이 대부분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보다 비수도권의 부동산·건설 업종의 대출 부실 정도가 더욱 심각했다. 이번 현황 조사에서 대출의 지역 분류는 대출 법인의 본사 사업장 소재지 기준으로 이뤄졌다.

작년 말 현재 비수도권 부동산업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2.17%)은 수도권(1.56%)을 웃돌았다.

특히 세종(12.66%), 울산(6.49%), 강원(5.38%), 대구(4.35%), 전북(4.33%) 법인들의 부동산업 연체율이 크게 높았고 반대로 경남(0.64%), 대전(0.66%), 서울(0.94%) 등의 연체율이 하위 1∼3위를 차지했다.

비수도권 건설업의 연체율(1.99%)도 수도권(1.27%)보다 높았고 제주(3.70%), 대구(3.55%), 울산(3.35%), 경남(3.15%)은 3%를 넘어섰다.

금융기관 업권별로는 은행권보다 2금융권에서 부실 위험 징후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업의 2금융권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말 3.29%로 은행권(0.30%)의 11배에 달했다. 건설업에서도 2금융권 연체율이 은행권(0.57%)의 4.2 배인 2.40%로 집계됐다.

특히 비은행권의 연체율 상승 속도도 은행권보다 가팔랐다.

2금융권 대출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상황이 더 나쁜 비수도권 부동산·건설업 연체율은 각 4.70%, 2.85%로 2021년 말(2.11%·1.53%)의 2.22배, 1.86배까지 높아지며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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