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희 금융팀 부장.
김대희 금융팀 부장.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관료출신인 임종룡 회장이 이끌어 가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은 ‘횡령은행’이라는 오명이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직원들의 횡령과 성추행까지 논란이 끊임없이 발생했다.

더욱이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 실적 악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 5대 지주 중 순익이 최저를 나타내면서 임종룡 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우리은행 고문직까지 맡아 ‘관행’ 논란이 커지자 고문직에서 용퇴하면서 일단락되기도 했다.

이처럼 잦은 사고와 논란 등이 이어지는 우리금융은 좀처럼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살펴봐도 혁신의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지난 8일 우리금융그룹이 지주사와 은행의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먼저 지주사는 그룹 인수·합병을 담당하는 사업포트폴리오부를 기존 미래사업추진부문에서 전략부문으로 재배치했다. 기존 전략부문에 있던 시너지사업부는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재편한 성장지원부문으로 옮겼다.

기존 미래금융부와 디지털혁신부의 일부 기능을 재편한 미래혁신부는 디지털·IT부문에서 디지털혁신부문으로 재배치했다.

아울러 기업문화혁신 태스크포스(TF)를 기업문화리더십센터로 확대 개편해 그룹 경영진 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을 전담하도록 했다. 전략부문에 속했던 이사회 사무국을 이사회 직속 조직을 분리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측은 임원 1명만 교체해 조직 안정화에 무게를 뒀고 부사장, 전무, 상무 등의 임원 직위 체계를 부사장으로 일원화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내부 조직이 어수선한데 큰 변화없이 조직 안정화에 무게를 뒀다는 설명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현시점에 문제가 되는 부분의 인사는 이뤄져야 하며 이를 바로 잡고 변화를 통해 안정을 꾀했어야 하는 아쉬움이다.

우리금융의 이번 개편은 그동안 취약하다고 평가되는 기업금융에 중점을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국 기업금융과 함께 해외투자에 집중된 개편이라는 생각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국내영업부문을 개인그룹, 자산관리그룹, 기관그룹, 부동산금융그룹으로, 기업투자금융부문을 CIB그룹, 중소기업그룹, 글로벌그룹으로 각각 재편했다.

우리은행은 조직 개편을 통해 기업고객의 다양한 금융 수요를 맞추고 기업 성장 단계별로 최적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 금융소비자들은 외면하고 기업고객에 집중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잘못된 점은 인정하고 바꿔나가야 하는 변화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귀를 닫고 ‘독불장군’으로 나가겠다는 우리금융의 앞날이 우려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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