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팀 김석 기자.
산업경제팀 김석 기자.

[미래경제 김석 기자] 소나 돼지의 창자에 각종 채소와 양념 등을 넣어 만든 순대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복에 먹는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영양 만점의 음식이다.

이처럼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순대가 때 아닌 혹한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이는 최근 한 순대 납품업체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순대를 제조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영상에는 공장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이 순대 속에 들어가는 양념 당면과 섞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을 뿐만 아니라 순대를 찌는 대형 찜기 아래 벌레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비위생적이다 못해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후 네티즌들은 해당 업체가 충북 음성군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진성푸드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과거 근무했던 직원이 불미스러운 퇴사로 앙심을 품고 악의적 제보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위생 순대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일례로 지난 4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금 난리 난 순대공장에서 납품받고 있는 업체리스트'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충북에 사업장을 둔 진성푸드는 과거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노브랜드와 GS리테일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해 동대문엽기떡볶이, 죠스떡볶이, 스쿨푸드, 국대떡볶이, 두끼, 석관동떡볶이 등 국내 유명 분식 브랜드에 순대를 납품했다.

이 때문일까. 진성푸드로부터 순대를 납품받은 업체들은 비위생 순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진화에 나섰다.

실제로 스쿨푸드는 "진성푸드와 2014년 10월부터 진성푸드 제품을 납품 받았지만 2018년 5월부터는 거래 종료로 납품을 받고 있지 않는다"며 "현재는 HACCP 인증을 받은 다른 업체의 순대를 납품 받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일고 있는 시점의 제품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 이마트는 "해당업체의 위생 문제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한 달여 전부터 판매를 중단했고 현재는 매장에 없다"며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환불 조치를 하고 있다"고 조기진화에 나섰다.

이외에도 일부 납품업체들은 방송 직후 편의점에 있는 상품들의 판매를 중지 또는 현재는 진성푸드 순대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위생불량 순대 논란을 보면 퇴사자의 악의적 제보이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그런 환경에서 순대가 제조된 상황이 연출이 아닌 실제상황이라는 것인데 사측은 제보자에 대해 법적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의식주(衣食住)를 중시했고, 특히 식(食)에 관련해서는 ‘먹는 것을 가지고 장난해서는 안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해 왔다.

언론을 통해 위생상태가 불량한 음식이 생산되고 있었다면 이에 대해 반성의 자세를 보이고, 다시는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으며 현재의 논란은 이미 사그라 들었을지도 모른다.

돌아보면 위생불량 순대 논란은 사측의 미덥지 못한 해명으로 인해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격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인지 아쉬움이 남는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석 산업경제부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