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팀 김석 기자.
산업경제팀 김석 기자.

[미래경제 김석 기자] 창작은 독창성과 개성을 중시한다. 이는 기계 등에 의한 유사물품의 대량생산이나 그 제조 과정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따라서 창작의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치 가혹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창작의 고통이 수반된 작품은 작가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도 큰 기쁨을 전해준다. 

반면 창작과 대비되는 용어가 있다. 다른 사람의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 즉 표절이 바로 그것이다. 

표절은 창작과 달리 고통이 수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작자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엄연한 범법행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기존에 발표된 작품을 교묘하게 표절한 후 다수의 문학 공모전에서 입상한 손 모씨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실제로 손 모 씨는 김민정 작가의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를 무단으로 도용해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과 ‘2020포천 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그리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을 수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다. 그는 지난해 10월 특허청이 주최한 제2차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고 상인 특허청장상과 함께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당시 손 모씨가 제출한 아이디어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신개념 자전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이었다.

하지만, 해당 아이디어는 ‘해피캠퍼스’라는 리포트 공유 홈페이지에 올라온 ‘자전거 내비게이션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 아이디어’라는 보고서와 내용이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특허청은 지난 19일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손 모씨의 아이디어가 표절이라고 결론, 수상 취소와 함께 상금을 환수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손 모씨의 표절 의혹 제기는 우후죽순처럼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화체육관광부는 조만간 전국 문학상 현황에 대해 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했고, 국민권익위원회 또한 공공기관의 공모전에 표절과 도용, 중복 응모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손 모씨의 표절 사건은 전무후무한 역대급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손 모씨의 이 같은 행태가 취준생과 문학지망생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는 것이다. 

또한 손 모씨의 표절 행각이 이토록 거대해질 수 있었던 것은 공모전 주최 측의 심사 제도, 즉 표절을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되지 못했던 점도 한몫 톡톡히(?) 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취준생과 문학지망생을 울리는 제2의 손 모씨 사태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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