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천 포럼 및 서브포럼 홍보 영상에 깜짝 등장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구성원들과 행복토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SK] ⓜ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구성원들과 행복토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SK]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내 홍보 영상에 깜짝 등장했다. 지난해 구성원과의 행복토크를 통해 탈권위 행보를 이어 온 최 회장이 올해도 사내 구성원들과의 가감없는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 SK그룹 사내 게시판에는 홍보 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영상의 이름은 유명 드라마를 패러디한 '최태원 클라쓰'였다.

해당 영상은 SK이천포럼 홍보 담당자들의 아이디어 회의에 깜짝 등장하는 모습을 담았다. 최 회장의 깜짝 등장에 화면에는 "아니, 회장님이 왜 거기서 나와?" 라는 자막이 가득찼다. 영상은 시종 'B급 감성'이 충만하다. 최 회장 스스로도 영상 말미에 "내가 무슨일을 벌인거지"라며 웃는다. 

이번 영상은 8월 열리는 이천포럼과 그게 앞서 진행 중인 이천 서브포럼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됐다. 기존의 CEO들이라면 양복에 넥타이차림으로 딱딱한 영상이었던 반면 최 회장의 홍보영상은 촬영팀과 머리 위로 '손하트'를 만들며 마무리되는 영상에서 권위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최 회장은 "직접 유튜브와 브이로그를 통해 이천포럼을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영상은 사내방송을 통해 그룹 임직원들에게만 제공됐다.

해당 영상은 업로드된지 몇 시간만에 접속이 몰려 서버가 다운됐다. "다음이 기대된다", "외부에서도 볼 수 있게 해달라"는 댓글 수십개가 달렸다.

최 회장은 삼성, 현대차, LG와 함께 국내 경제 전반을 이끄는 4대 그룹인 SK의 총수다. 다른 기업 총수들이 외부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경영 행보를 이어 가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최 회장의 탈권위 행보는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최 회장은 지난해 "구성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우리와 이해관계자들의 행복이 더 커질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행복토크를 연내 100회 열겠다"고 한 공약을 세우고 이를 지켰다.

최태원 SK회장(오른쪽 둘째)이 올초 저녁 회사 근처 식당을 찾아 구성원들과 저녁을 함께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 제공]
최태원 SK회장(오른쪽 둘째)이 올초 저녁 회사 근처 식당을 찾아 구성원들과 저녁을 함께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 제공]

최 회장은 지난 1년간 국내는 물론,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사업장을 오가며 구성원들과 행복토크를 개최했다. 지구 한 바퀴와 맞먹는 3만9580㎞를 이동했고, 1만1400여명을 만났다. 평균 주당 2회 꼴로 열었고, 때로는 장소를 옮겨가며 하루 3차례 열기도 했다. 행복토크는 평균 144분 걸렸고, 최 회장은 227번 꼴로 '행복'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행복토크는 딱딱한 회의 방신이 아닌 '복면가왕' 형식을 빌린 패널 토론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됐다. 사내방송을 통해 구성원들과 실시간 토론하는 ‘보이는 라디오’ 형태는 물론  음식점, 주점 등에서 하는 ‘번개 모임’ 형식의 야외 토크도 4차례 열렸다.

특히 '행복토크'는 사전에 질문자와 질문 내용이 정해진 판에 박힌 방식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그대로 듣고 최 회장이 대답하거나 나아가 직접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 회장은 탈권위 행보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주변 상권이 위축된 상황에서 서린사옥 일대 식당에 들려 직원들과 깜짝 저녁 회식을 가진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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