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기임원으로 회장 역할은 지속…정의선 의장직 물려받을지 촉각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거취에 관심이 쏠렸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1년 만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정몽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정몽구 회장 임기는 다음 달 16일 만료된다.

이에 따라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미등기임원과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만 유지한다.

다만 현대차 측은 "정몽구 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회장으로서 역할을 지속한다"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1999년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 겸 그룹 회장을 맡은 뒤 경영을 진두지휘하며 현대·기아차를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키워냈다.

품질경영과 현장경영 철학을 내세워 경쟁력을 끌어올렸으며 그룹 연구개발(R&D) 총본산인 남양연구소를 설립해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Automotive Hall of Fame)에 한국인으로 처음으로 헌액될 예정이다.

이제 관심은 공석인 이사회 의장직을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언제 물려받을지에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3월 정 회장의 임기만료에 맞춰 정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맡는거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현대차그룹 지휘봉을 넘기는 과정은 이미 상당부분 진행됐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주총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사실상 '정의선 시대'가 열렸음을 알렸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09년 부회장 승진에 이어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에 올랐고 2019년부턴 정 회장을 대신해 시무식을 주재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사업 목적에 모빌리티 등 기타 이동수단과 전동화 차량 등의 충전 사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작년 초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시무식을 처음 주재하며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지원업체로 전환 계획을 발표한 뒤 그에 맞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AI, 보틱스, PAV(개인용 비행체, 신에너지 분야 등 미래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2025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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