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한진칼 추가 지분 확보 지분율 17.29%로 늘려…조현아 경영 불만 제기

한진그룹이 남매간 경영권 분쟁 조짐이 불거진 가운데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면서 혼돈에 빠졌다. / 서울 소공동 한진 본사.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한진그룹이 남매간 경영권 분쟁 조짐이 불거진 가운데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면서 혼돈에 빠졌다.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23일 한진칼의 주식 지분을 직전 보고일인 5월 28일의 15.98%에서 추가 취득해 17.29%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17∼18일 한진칼 주식 24만7601주를 추가 취득했고, 특별관계자인 엠마홀딩스와 캐트홀딩스가 지난 13∼18일 각각 25만4698주와 27만2089주를 취득했다.

KCGI는 그동안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주요 계열사 한진 지분을 사들이며 한진그룹을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왔다.

공교롭게도 KCGI가 지분 취득을 한 이날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날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선친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했다고 주장한 날이다.

이날 조현아 전 부사장은 법무법인 원을 통해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의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상속인 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지적했다.

한진칼 조현아 - 조원태 '남매의 난' [PG=연합뉴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에 따른 남매간 견해차가 갈등으로 불거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조원태 회장이 가족과의 합의 없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선 것이어서 향후 한진그룹 내 경영권 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진칼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총수 일가와 이 회사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총 28.94%이다. 이중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원태 회장 6.46%, 조현아 전 부사장 6.43%,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2%, 이명희 고문 5.27%로 오너일가의 지분이 높은편은 아니다. 한진그룹의 '백기사'를 자처한 델타항공도 한진칼 지분 10.0%를 포함하면 우호지분은 약 39% 정도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일단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뜻이지만 잘 되지 않을 경우 추후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남매 간의 이견이 전혀 좁혀지지 않으면 내년 3월 한진의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까지 치달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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