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 한진칼 지분 6%에서 8% 이상으로 늘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한진그룹이 가족간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주사 한진칼의 대주주중 하나인 반도건설이 새로운 캐스팅보트 역할로 주목을 받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타법인은 한진칼 지분 0.9%(54만2998주)를 사들였다. 기타법인은 투자주체 중 금융투자사나 보험, 사모펀드 등이 아닌 일반 기업 투자자를 의미한다. 이달로 범위를 넓히면 기타법인은 2.87%에 이르는 한진칼 주식 169만9722주를 매수했다.

한진칼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기타법인을 두고 업계에서는 "반도건설일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하고 있다.

현재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각각 6.52%와 6.49%를 보유하고 있고, 막내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6.47%,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5.31%를 보유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KCGI(17.29%) 미국 델타항공(10.0%) 이어 총수일가를 제외한 3대 주주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최근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8~9%까지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건설은 지난 10월 8일 계열사 반도개발과 대호개발, 한영개발을 통해 한진칼 지분 5.06%를 확보하며 한진가와 KCGI의 지분 경쟁 구도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꾸준히 주식을 사 모아 지난달 30일 기준 반도건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6.28%다.

재계에서는 낸년 3월 주총을 앞두고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건설의 선택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게 항공업계의 관측이다.

반도건설은 아직까진 "한진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 투자 차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조원태 회장, 이명희 고문 등 한진가 사람들과 꾸준히 접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반도건설이 이명희 고문과 물밑 접촉을 하면서 연합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가족 간 갈등이 반복된다면 반도건설의 권홍사 회장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알 수 없다"는 게 여러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권홍사 회장이 '캐스팅보트'가 된 한진칼 지분을 무기 삼아 양쪽을 오가며 자신의 이득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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