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 탓에 이익 개선…판매는 오히려 감소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7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26조9664억원(자동차 21조271억원, 금융 및 기타 5조9393억원), 영업이익 1조2377억원, 당기순이익 9993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공시했다.

매출 및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9.1%, 30.2% 확대됐다. 이중 분기 영업이익은 2017년 3분기 이후 7분기만에 1조원을 상회했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23.3% 늘었다.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전체 판매량이 오히려 감소했다.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3% 줄어든 110만4916대에 그쳤다. 판매 감소는 중국 및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부진 영향이 컸다.

내수판매의 경우 팰리세이드, 코나 등 SUV 판매 호조와 신형 쏘나타 출시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20만156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해외 판매의 경우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부침이 계속되며 같은 기간 10.1% 감소한 90만4760대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미국은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고 중국은 경기악화가 현실화되고 있어 해외시장에서의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도 매출 및 영업이익 확대된 것은 우호적인 환율여건 덕이다. 해외시장에서 판매한 완성차는 달러로 실적이 집계된다.

SUV 등 고수익 차급 판매 비중 확대도 영업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지만 우호적인 환율여건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종의 착시효과로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대비 0.8%포인트 상승한 4.6%를 보였다.

올해 2분기 일시적으로 실적개선을 이뤘지만 환율여건에 따라 다시 악화될 여지가 있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 둔화가 리스크로 꼽힌다. 중국 시장은 경기 부진으로 올해 1월 베이징 1공장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미국도 수요 정체기에 진입해 판매 실적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어렵다.

현대차는 하반기 팰리세이드의 미국 시장 수출이 본격화됨에 따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판매 회복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1·2분기를 더한 상반기 현대차의 매출 및 영업이익은 50조9534억원, 2조62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8.1%, 26.4%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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