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최근 국내 망 사용료 협의 확대…구글·넷플릭스 모르쇠 일관

국내 콘텐츠 기업과의 역차별 논란을 빚었던 통신사 망 사용료 지급과 관련해 글로벌 업체들의 대처가 각각 엇갈리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그동안 국내 콘텐츠 업체와의 역차별 논란을 불러왔던 통신사 망 사용료와 관련해 페이스북과 구글‧넷플릭스의 대처가 각각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이 최근 통신사와의 망 사용료 지급 관련 협상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상당수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구글과 넷플릭스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SK브로드밴드와 망 이용대가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지난 31일 페이스북은 입장자료를 통해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와 계약 체결로 (SK브로드밴드의) 네트워크를 통해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와 계약 사실을 공식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계약 기간이나 계약금 규모 등이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 사업자가 통신사에 지불하는 망 사용료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스북이 KT와도 협상을 타결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2개 통신사에 사용료를 지급하게 된다.

그동안 국내에서 많은 고객이 이용 중인 해외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망 사용료 논란은 역차별이라며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내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각각 연간 700억원과 300억원 가량을 통신 사업자들에게 망 사용료로 지불해 왔다.

특히 네이버는 망 사용료 부담에 2010년 네이버 비디오 서비스를 종료했다. 고화질 영상이 업로드 될수록 망 사용료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서다.

반면 국내에서 유튜브 등 사용 비중이 높은 구글과 함께 최근 국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업체들의 경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구글의 경우 지난해 국감에서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망사용료와 관련된 집중 질의에 '모르쇠'로 일관된 태도를 보여 울분을 사기도 했다. 구글코리아의 국내 운영 캐시서버 규모와 망사용료 공개를 요청했지만 이에 대해 "다른 국가에서도 관련 사안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한 바 있다.

또한 구글코리아 실무자들은 지난 1년 동안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 회의에서 망 사용료 지불에 대한 불합리성에 대해 입장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는 정부가 국내외 인터넷 기업 간 역차별 해소 등을 목적으로 지난해 2월 설립한 기구다.

해당 협의회에서 구글코리아 측은 "구글과 유튜브 사용자 들이 이미 통신료를 통해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냐"며 "오히려 망 사용료를 낼 것이 아니라 오히려 통신사업자들이 콘텐츠 업체에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등 역차별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도 구글과 입장차이가 크지 않다. 제시카 리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익 배분율, 망 사용료 등에 관한 질문에는 "한국의 생태계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상세한 부분은 공개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넷플릭스(안드로이드 기준) 앱 한국인 이용자는 지난해 1월 34만명에서 12월 127만명으로 274% 폭증했다. 1년 새 약 4배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12월 TV·PC·안드로이드폰·아이폰 등에서 유료로 넷플릭스를 시청한 한국인 이용자는 월 90만 명이다. 월 결제금액으로 환산하면 117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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