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망 사용료 기준 될 듯…페이스북 VR 출시 앞두고 협상에 속도 올릴 듯

국내 통신사 들이 미국에서 페이스북과 국내 인터넷 망 사용료 지급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한다. (사진=픽사베이)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통신 3사가 미국서 페이스북과 망 사용료 협상에 돌입한다. 통신업계는 네이버가 통신 3사에 부담하는 망 사용료를 기준으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 가 21일부터 24일까지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태평양전기통신협의회(PTC)에서 페이스북과 직접 망 사용료 협상을 진행한다.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 3사를 한꺼번에 만나 망 사용료를 협상하는 건 10일 케빈 마틴 페이스북 부사장이 방한해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면담한 뒤 처음이다.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은 현재 네이버에게 받는 망 사용료를 기준으로 페이스북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의 트랙픽이 네이버에 5배에 달하는 점, 또한 역차별 논란이 불거진 점이 망사용료 책정 기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국내 통신 3사 중 KT에만 전용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연간 100억~200억원 정도의 사용료를 내고 있다. 캐시서버란 데이터 전송을 원활히 하기 위해 특정 지역에서 자주 찾는 콘텐츠만 따로 보관하는 곳이다.

원래 페이스북은 KT를 제외한 국내 통신사에 별도의 캐시서버 설치 비용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KT의 요청을 받아들여 작년부터 국내 통신사들과 망 사용료 협상에 들어갔다.

페이스북은 작년 5월 SK브로드밴드와 통신망 사용료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SK브로드밴드 인터넷을 이용하는 가입자의 '페이스북' 접속경로를 변경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논란이 불거졌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망 이용 대가 지불을 두고 국내 업체들의 반발을 일으켰던 페이스북이 갑자기 태세를 전환한 것에 대해 앞으로 출시될 VR 서비스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새해 초 VR 서비스 '오큘러스 고'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 '오큘러스 고'는 유선이나 스마트폰과 연결하지 않고 자체 통신 기능을 내장해 트래픽 급증이 불가피하다. 영상이 느리거나 끊길 수 있다. 전송품질(QoS)을 보장받으려면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망 이용 대가를 내면 ISP가 운영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대용량 영상을 안정되게 전송할 수 있다.

'오큘러스 고' 출시가 2월이어서 적어도 1월 안에는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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