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의 첫 출근 주간회의 참여…국내외 M&A 등 10조 투자 추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뉴롯데’의 시동과 함께 그 동안 묶였던 투자가 정상화 될 전망이다.

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달라”고 핵심 임원들에게 당부했다.

신 회장은 이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18층 집무실로 출근해 주간회의를 갖고 “어려운 환경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면세점 특허를 대가로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수감됐던 신 회장은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석방 후 이날 8개월 만에 처음 출근한 신 회장은 경영복귀 처음으로 비상경영회의를 통해 첫 번째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경영회의는 신 회장 구속 기간 주요 임원들이 주 1회 모여 현안을 논의했던 자리로, 원래 화요일에 했지만 이번주 화요일(9일)이 공휴일인 데다 신 회장의 복귀 첫날인 것을 감안해 월요일로 변경했다.

신 회장은 오전 주간 회의 후 롯데월드타워 지하 2층 직원 식당에서 회의 참석자들과 식사했다. 오후에는 지주로부터 주요 현안을 보고 받는다. 신 회장의 이 같은 주문에 따라 롯데그룹이 재계 5위에 걸맞은 획기적 투자계획과 사회공헌 확대 방안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신 회장의 경영복귀는 뉴롯데 투자시계의 정상화를 의미한다.

신 회장은 일단 투자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 해외사업부터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2016년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 용지를 매입해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다. 투자 규모만 4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지만 신 회장의 구속으로 사업 추진이 잠정 중단됐다.

올해말 완공 예정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중인 3조원 규모의 화학공장 프로젝트 진행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더불어 국내외에서 추진하던 10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이 본격화하고 국내 투자와 신규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은 2016년 10월 롯데그룹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향후 5년간 7만명의 신규 채용과 총 4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작년 투자액은 약 7조원, 신규 채용은 1만3000명 수준에 그쳤다. 올해는 투자액과 신규 채용이 이보다 더 감소할 전망이다. 국내 5대그룹인 롯데는 올해 투자·채용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투자가 이뤄지면 내수산업 위주인 유통-서비스 부문이 우선시될 전망이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크고 투자 규모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 5월 온라인 유통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5년간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투자를 조기에 집행하고 채용 규모도 늘릴 것이란 게 유통업계의 예상이다.

무엇보다 신 회장의 구속으로 다소 불안정했던 일본 롯데 경영도 신 회장의 컴백으로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선 주주총회에서 일본의 대주주들이 신 회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그의 부재로 기반이 많이 흔들리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신 회장은 국내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일본을 방문, 한일 롯데경영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 보복으로 멈춰선 랴오닝성 선양 롯데월드 건설 사업 등 난관에 봉착한 중국 사업도 신 회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울러 롯데지주 체제 완성을 위한 금융 계열사 지분 처분, 호텔롯데 상장도 신 회장이 풀어가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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