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서 집행유예로 석방…각종 M&A 및 호텔롯데 상장 재시동 전망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8개월만에 신동빈 회장이 항소심에서 풀려나면서 사실상 경영이 멈춰있던 롯데그룹의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신 회장은 지난 5일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 심리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뇌물공여죄 및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지난 2월 13일 1심 선고공판에서 뇌물죄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된 지 235일 만이다.
신 회장은 이날 경기도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짤막한 소감 이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향했다.
이같은 신 회장의 석방으로 그동안 중단됐던 롯데그룹의 각종 투자 계획이 실행에 옮겨질 것으로 전망되며 경기활성화에 힘을 보태기 위한 ‘투자안’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올해 베트남 제과업체와 베트남·인도네시아 유통업체, 미국·베트남의 호텔 체인, 유럽의 화학업체 등의 인수를 검토해 왔으나 실질적인 진행이 멈춰 있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에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 스틸(Krakatau Steel)이 소유한 타이탄 인도네시아 공장 인근 부지를 매입해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2016년 현지 법인(PT Lotte Chemical Indonesia)을 설립해 약 50헥타르(ha)에 대한 부지사용 권한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토지 등기 이전까지 완료했지만 신 회장의 부재로 건설이 미뤄져 왔다.
예상투자 규모만 4조원에 달해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으로 신 회장이 복귀하면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주사 체제 전환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쇼핑·제과·음료·푸드 등 4개 사를 아우르는 롯데지주를 설립했고 비상장 계열사 6개사도 흡수 합병했다.
앞으로 지주사 완성을 위해서는 편입 계열사 확대와 함께 내년 10월까지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호텔롯데의 상장도 신 회장의 복귀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호텔롯데를 상장하면서 현 최대주주인 롯데홀딩스(19.07%)를 비롯해 일본 롯데 계열사의 지분율을 대폭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재판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 6월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에게 직접 상황을 설명하고 싶다”며 보석을 신청한 바 있다.
일본인 주주들은 신 회장이 법정 구속됐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주총에서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제안한 신 회장의 이사 해임안을 부결해 변함없는 지지를 보냈다.
신 회장은 법정구속 이후 스스로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는 사임했지만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향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도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복귀하면서 롯데가 긴 정체기에서 벗어나 새롭게 출발할 기회를 얻게 됐다며 국내외 투자 확대 및 실업률 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투자안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