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 스톡옵션 및 7년 고용보장 등 부대비용 부담 커질 듯

신한금융그룹 본사사옥.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신한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인수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다만, 스톡옵션 등의 세부사항에서 양사 간 이견이 발생해 협의가 도출되면 인수시점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MBK파트너스와 ING생명 지분 59.15%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인수가격은 2조2000억~2조3000억 정도로 추정되며, 부대비용 등 계약서 세부 내용에 대한 협의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지주는 이달 말 협상을 마무리짓고 내달 3일로 예정된 창립기념 행사에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ING생명 인수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조 회장은 ING생명 인수를 위해 당초 이달 26~31일로 예정된 해외 기업설명회(IR)까지 취소하며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지주는 이달 초 약 5600억원의 ‘외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최근엔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까지 발행해 출자여력을 약 2조8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차입금 없이도 충분히 ING생명을 인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신한금융은 자산규모로 업계 6위인 ING생명 인수를 통해 취약했던 비은행 부문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KB금융지주에 10조원 모자란 453조2819억원의 자산규모를 역전시켜 '리딩뱅크' 탈환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임원에 대한 배당금이나 임직원 보상금 등 세부조항이 변수로 작용해 매각 가격이 변동될 수 있어 막바지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ING생명 노조가 신한지주와 MBK파트너스 측에 7년 고용보장과 함께 보상금 지급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신한지주는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문국 사장이 MBK파트너스로부터 부여받은 스톡옵션은 77만9000주(취소수량 제외)에 달한다. 

ING생명 매각가를 2조원으로 가정했을 때 스톡옵션에 지출되는 비용은 4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ING생명 노동조합이 사측에 요구한 직원 위로금 등 부대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

ING생명 노조는 임원들에게 수백억원의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만큼 직원들에게도 매각가의 10%를 위로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매각금액이 최대 2조3000억원이라면 2300억원을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금융권 안팎에선 ING생명의 사명이 ‘오렌지라이프(OrangeLife)’로 바뀌는 것도 인수를 결정 짓는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인수시기가 3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ING생명 노조의 요구조건 등에 대해서도 "ING생명과 MBK파트너스 당사끼리 해결될 문제지 지주 입장에선 정확히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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