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출입국외국인청 출석…“성실히 조사받겠다” 밝혀

조양호 한진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이 폭행 등의 혐의로 지난달 28일 경찰 포토라인에 섰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정희 기자]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11일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출석해 불법고용을 직접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전 이사장은 이날 오전 9시 55분쯤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출석했다. 지난 4일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영장실질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법원에 출석한 이후 일주일만이다.

이 전 이사장은 가사도우미를 불법 입국시키고 고용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답했다.

그는 비서실에 직접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안했습니다”고 말했다. 가사도우미들 출국을 지시하거나 입막음 시도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다시 한 번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이 전 이사장을 상대로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위장·불법 입국시키고 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현행법상 국내에서 외국인이 가사도우미로 일하기 위해서는 재외동포(F-4 비자)나 결혼이민자(F-6 비자) 등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을 가져야 한다.

이 전 이사장 등 한진일가는 가사도우미로 고용하기 위해 필리핀인들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위장해 입국시켰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같은 정황이 담긴 대한항공 내부문건도 공개됐다. 이 문건에는 한진일가가 대한항공 비서실과 인사부, 해외지점을 통해 필리핀 가사도우미의 현지고용과 입국, 교육과정을 지시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적 방법으로 입국한 필리핀 가사도우미들은 조양호 회장과 이 이사장 부부가 거주하는 평창동 자택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부사장의 이촌동 자택에 고용된 정황이 있다.

출입국 당국은 지난달 11일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했고 같은달 16일에는 인사전략실 직원을 불러 조사했다.

현재 대한항공 마닐라지점 관계자와 인사전략실 등 대한항공 직원 6~7명 가량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출입국 당국은 지난달 24일 조현아 전 부사장을 소환조사한 바 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재소환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전 이사장은 특수상해와 상해, 특수폭행,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 7가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이 최근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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