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매각으로 선회…매각가 7500억원 역대 최고가 경신 가능성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소유한 서초사옥 매각 본입찰에 국내외 투자기관 10곳이 참여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추진 중인 서초사옥 매각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계열사 매각이 유력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자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매각 가격은 역대 오피스 건물 매각가 가운데 최고가를 갱신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부동산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열린 삼성물산 서초사옥 매각 본입찰에 사모펀드(PEF)인 블랙스톤을 비롯해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리츠운용 등 국내외 투자기관 10여 곳이 참여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부동산 투자회사로 알려진 메이플트리도 인수 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사는 매각 가격이다. 매물로 나온 빌딩은 서초 삼성타운 A~C동 중 삼성물산이 소유한 B동이다. 지하 7층, 지상 32층 규모로 2007년 지어졌다.

이 건물의 장부가액은 토지(3845억원)와 건물(1703억원)을 합해 5548억원이다. 3.3㎡당 2250만원 정도다.

관련 업계에서는 매각 가격이 7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3.3㎡당 3000만원(7400억원)을 넘어 국내 오피스 빌딩 중 평당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3대(도심·여의도·강남) 권역에서 오피스 빌딩 매각 가격이 3.3㎡당 3000만원을 넘긴 적은 없다. 지금까지 최고가는 지난 4월 KB부동산신탁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강남N타워로 3.3㎡당 2900만원이다.

서초사옥은 지하철 강남역과 연결돼 있다. 준공한 지 10년을 갓 넘어 건물 상태도 양호하다. 특히 삼성그룹의 상징인데다가 현재 임차중인 삼성화재가 2021년까지 계약을 한 상태라 공실 우려도 없다. 임차보증금은 254억원, 월 임대료는 26억원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월 미래 투자재원 확보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서초사옥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애초에는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 등 계열사가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제3자 매각으로 방향을 돌렸다.

삼성물산이 매각 대금을 어디에 쓸지도 관심사다. 삼성물산 측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비영업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자금 확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서초사옥의 매각 절차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을 거쳐 8월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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