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선택약정요금 시행 이후 알뜰폰 가입 이탈자 가속화

이마트가 다음 달부터 알뜰폰 사업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폐업 도미노로 확대될 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이마트가 다음 달부터 알뜰폰 사업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폐업 도미노로 확대될 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4월 1일부터 알뜰폰 신규가입과 기기변경 업무를 전면 중단한다. 사실상 사업을 접는 셈이다.

그동안 알뜰폰 사업은 대형 통신사의 망을 도매가로 빌려 고객에게 기존 통신요금보다 30% 가량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2011년 통신시장에 처음 도입됐다.

알뜰폰 업계는 7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 현재 누적 적자 3300억원을 넘기며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누적적자가 크게 증가한 원인으로는 알뜰폰 업체가 난립하면서 마케팅 과열 경쟁이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27개였던 알뜰폰 업체수는 2015년 38개로 39% 가량 늘었다. 이어 2016년 39개, 2017년 43개로 증가세였다. 이동통신사 자회사들이 알뜰폰 사업자로 신규 진입하면서 마케팅비 지출이 늘면서 2014년 알뜰폰 업체 전체 영업적자만 1000억원에 달한 것.

정부가 알뜰폰 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업체 수 증가와 함께 경쟁으로 인한 출혈도 감수해야 했다. 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전파사용료를 면제해주고, 매년 망 도매대가 인하를 주도했다. 2014년 1분당 39.33원이던 음성통화 도매대가를 2017년에는 1분당 26.4원으로 30% 이상 인하했다.

그러나 정부의 주도 하에 지난해 9월부터 이동통신사가 25%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시작한 이후 알뜰폰의 강점으로 꼽힌 요금 경쟁력은 하락세를 걷게 됐다. 자연스럽게 가입자 이탈 현상이 나타나면서 알뜰폰 업계는 존폐 위기에 놓인 상태다. 

이를 뒷받침 하듯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2017년 11월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5% 선택약정 요금할인 시행 후 알뜰폰 가입자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됐다.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25% 요금할인에 들어간 9월부터는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번호이동한 숫자가 더 많았다.

한편 사업 종료를 앞둔 이마트의 알뜰폰 가입자수는 현재 약 5만명에 이른다. 다만 이마트가 지금 당장 알뜰폰 사업 종료 이야기를 꺼낼 경우 기존 가입자 보상에 드는 비용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가입자수가 감소한 이후 사업 종료를 추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하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