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이사회 개최…이재용 부회장은 불참할 듯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삼성전자가 한국계 미국인인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과 첫 여성 법제처장을 지낸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첫 여성·외국을 내정하면서 다양성 확보 및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3일 수원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신임 이사진 선임, 이사 보수한도 조정, 주식 액면분할 등을 논의한 뒤 이를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특히 이번 이사회에서 눈길을 끄는 건 첫 외국인 사외이사 내정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10월 이재용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이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글로벌 기업 출신 사외이사 영입 계획을 발표했다. 사외이사 역할을 강화해 이사회 중심의 글로벌 경영 철학을 구현하고 외국인 투자자 등 주주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기업 외국인 CEO(최고경영자)론 처음으로 삼성전자 사외이사가 된 김종훈 회장은 미국 벨연구소 최연소 사장 출신의 IT 전문가다. 32세에 통신 벤처회사 유리시스템즈를 창업해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루슨트테크놀로지스(현재의 알카텔-루슨트)에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에 매각해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는 한국계 외국인인 김 회장이 글로벌 IT 기업을 경영한 성공한 CEO인 데다 국내외 IT업계 사정에 밝다는 점을 고려해 첫 외국인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여성 사외이사에 내정된 김선욱 교수도 눈길을 끈다 노무현 정부 때 여성 최초의 법제처장을 지냈고 2010년부터 4년 동안 이화여대 총장을 맡았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외이사 선정을 위해 이사회 멤버를 기존 9명(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에서 11명(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으로 늘린다. 이에 따라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 이병기 서울대 교수의 후임으로 김종훈 회장 등 3명을 선임한다.

사내이사는 옛 사업 부문장 3명(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부회장, 신종균 부회장)이 맡던 자리를 김기남·고동진·김현석 사장이 채운다.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이사회 선진화 방안에 따라 대표이사와 별개로 이사회 의장을 맡은 이상훈 사장을 포함하면 모두 5명이다.

한편, 이날 이사회는 이재용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풀려난 뒤 처음 열리는 이사회라는 점에서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으나 이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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