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재판 참석일과 겹쳐…이재현 회장 대신 손경식 회장 참석

(왼쪽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경제계와의 간담회 일정이 발표되면서 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이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유통업계 주요 오너들의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그룹과 CJ그룹은 각각 회장, 부회장급 대리인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각 기업들이 공식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유통업계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만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간담회에 초청받은 대다수의 기업들은 전례없이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주문을 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7일부터 진행되는 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신 회장 대신 타 핵심 인사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 회장은 간담회 당일인 27일과 28일 공판이 예정돼 있어서 직접 참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게이트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청와대에서 발견된 ‘캐비닛 문건’이 돌발변수로 등장해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게 된 점도 신 회장의 불참석 영향으로 이어진다.

롯데그룹 측은 아직 정확한 일정이나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재판일과 겹쳐 참석이 어려울 수도 있고 대리인으로 누가 참석할지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역시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CJ 회장이 대리 참석하는 쪽으로 계획 중이다. 이 회장은 아직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문 대통령과 직접 대면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2013년 이후 이 회장 대신 경영해 온 손 회장이 참석해서 문 대통령과 대화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신세계그룹은 특별한 현안이 발생하지 않는한 정 부회장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농협을 제외한 삼성·현대·기아·SK·롯데 등 국내 15대 그룹이 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초대받은 상황에서 재계순위 100위권 밖에 있는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오뚜기가 참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재계에서는 오뚜기의 특별초청이 각 기업에 대한 무언의 압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회사는 정부와 재계에서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우수 중견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비정규직 비율 역시 1.16%에 불과하다.

아울러 경영권 편법승계 등과 거리가 먼 기업이라는 점도 압력의 이유로 꼽힌다. 청와대가 꼽은 모범사례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청와대의 기업인 초청에 중견기업 중 유일하게 ‘오뚜기’가 포함된 것에 대해 “이유 있는 선택”이라고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뚜기는 재계 순위에선 초청 대상의 대기업과 크게 차이 나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대표 기업이다.

상생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일치한다는 평가로 소비자들은 오뚜기에 대해 ‘갓뚜기’라고 별명을 붙였다.

이처럼 오뚜기는 소비자들에게 착한 기업으로 불린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만 보더라도 오뚜기만한 기업이 없다. 오뚜기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3월 말 기준으로 기간제 노동자는 전체 직원 3099명 중 1.16%인 36명에 불과하다. 2015년에는 기간제 직원이 전혀 없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서 무언의 압력과 함께 대통령의 구체적인 주문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각 기업들의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어 기업들은 이에 반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이번 간담회에서 무언의 압력과 함께 구체적인 주문이 있을 수 있다는 예상으로 어떤 예측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대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