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울려퍼진 ‘임을 위한 행진곡’에 감격의 물결 이어져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회의장,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등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고 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만명 이상 참석하는 역대 최대 규모 행사로 열리며 감동의 물결이 넘쳤다.

특히 5·18묘역에선 2009년 이후 보수정권에 의해 금지됐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9년 만에 울려 퍼졌고 참석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5·18 정신계승, 정의가 승리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기념식엔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 등 유력 정치인, 5.18유공자·유가족, 5월 단체 회원, 시민 등 1만여명이 참여했다. 또한 5·18민주유공자·유족뿐만 아니라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3·15의거기념사업회, 4·19혁명 관련 단체, 4·3유족회,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세월호 4·16연대 등도 함께했다.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사진=뉴스1)

이번 기념식은 예년과 달리 5·18정신을 이어받아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과 국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민대통합’ 행사로 치렀다.

식전행사에 이어 국민의례, 헌화·분향, 경과보고, 기념사, 기념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진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새정부는 5·18 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의 정신을 받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완전히 복원할 것”이라며 “광주 영령들이 마음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성숙한 민주주의 꽃을 피워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은 희생자의 명예를 지키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것이다. 오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그동안 상처받은 광주정신을 다시 살리는 일이 될 것"이라며 "오늘의 제창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추모사 중 눈물을 흘린 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사진=뉴스1)

특히 기념사가 끝난 뒤 1980년 5월 18일에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의 사연을 모니터로 보며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은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이어 김씨가 직접 ‘아버지께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뒤 눈물을 흘리면서 연단을 내려가는 순간 문 대통령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서며 안아주는 모습이 연출됐다. 대통령의 갑작스런 행동에 기념식 참석자들도 놀랐고 청와대 경호팀 역시 어떻게 대처할 줄을 몰랐다. 문 대통령은 10여초간 김씨를 꼭 껴안으며 위로하는 모습에 감동의 물결이 일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기념식 공식 식순에 포함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가 되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왼쪽에 정세균 국회의장, 오른쪽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인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의 손을 꼭 잡았으며 목청껏 노래를 따라 불렀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아주 감격적이며 유족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했으며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이 5·18유가족을 안아주시는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이었고 5·18정신에 대해서는 확고한 의지가 있어 문 대통령을 많이 도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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