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정조준 수사 탄력받을 듯…김기춘 건강 이유로 특검 불출석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구속됐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을 주도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78)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이 21일 구속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특검의 칼날은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새벽 3시45분께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에 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성 부장판사는 이날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 사유를 들었다.

특히 조 장관의 경우 헌정 사상 첫 현직 장관 신분 상태에서 구속되며 뒤늦게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오전 서울구치소에 면회를 간 조 장관의 가족이 사퇴 의사를 유선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검은 지난 18일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에 관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현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들에게 정부가 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이후로 한때 수사 동력을 잃은 듯 했으나,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의 구속이 결정되면서 다시 수사에 탄력을 낼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을 구속하면서 블랙리스트 작성을 박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은 박 대통령의 뇌물죄에 대한 수사를 보강하면서 블랙리스트 작성 직접 지시로 압박 강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특검은 문화계 인사 1만여 명의 리스트를 만들어 정부 지원에서 배제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역시 박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시행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특검은 조 장관을 이날 오후 2시께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함께 구속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도 출석을 통보했으나 김 전 실장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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