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재현 회장 사면 청탁…롯데 월드타워점 부활 대가 의혹

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대기업 회장들이 줄지어 출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삼성그룹을 물론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특검의 다음 수사대상에 관심이 몰리면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중인 특검은 지난 16일 이 부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다른 기업들은 부정한 청탁 유무,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 액수 등을 고려해 추후 조사 결과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고 입건 범위는 최소한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재계와 법조계에서는 롯데그룹과 CJ그룹이 다음 수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초기 많은 이름이 오르내렸던 CJ그룹은 ‘K컬처밸리’ 대규모 투자와 이재현 회장의 ‘사면’이 연결고리로 걸리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재현 CJ 회장은 탈세 및 횡령 혐의로 2년 6개월의 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8월 신경근육계 유전병과 만성신부전증에 따른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사면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특검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박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이 회장의 사면을 청탁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CJ가 돕는 대가로 이 회장을 사면해 준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CJ는 최순실씨의 측근인 차은택씨가 주도한 ‘K컬처밸리’ 사업에 2015년 12월 단독 응찰했고 1조원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별개로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13억원을 출연했다. 더욱이 특검이 확보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에는 ‘이재현 회장을 도울 길이 생길 수 있다’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 측은 “외삼촌인 손 회장이 조카인 이 회장의 건강이 걱정돼 선처를 바란다는 의미의 이야기는 건넨 것으로 안다”며 “아직 특검에서 별다른 이야기는 없고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CJ그룹과 함께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이는 롯데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으로 월드타워점이 부활할 수 있었다는데 초점이 맞춰질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대통령과 독대 후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대가로 신규면세점 특허권을 받기로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롯데는 신 회장이 대통령과 독대한 후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45억원을 출연했고 지난해 5월 70억원을 추가로 냈다가 돌려받았다. 이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 재획득을 위해 신 회장이 대통령에 청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관세청은 롯데가 재단에 출연한 직후인 4월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선정을 공식화했으며 이후 많은 논란에도 관세청은 지난해 말 면세점 추가 선정을 강행했고 월드타워점은 부활에 성공해 이달 5일 재개장했다.

롯데 측은 “면세점 관련해서 청탁 등은 전혀 없었다”며 “특검에서 수사가 들어오면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특검이 CJ와 롯데에 대해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뇌물죄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역대 삼성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구속 수사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재계 전체가 초긴장 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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