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저변 확대…현대차 과거 전기차 수요 예측 실패 부메랑

▲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 FCEV.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테슬라의 신형 전기차 ‘모델3’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전기차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전기차 대신 수소차에 올인 해온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자충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지난달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저가형 신형 전기차 모델3를 공개했다. 출시 발표 3일 만에 사전 예약 대수는 25만3000대를 돌파했다. 출시 일주일 만에 사전 예약 규모가 32만5000대를 기록했다. ‘모델3’ 한 모델로 140억달러(16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의 분기 매출(13조원)보다 3조원이나 많다.

올해 아이오닉 전기차 출시를 계기로 전기차 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은 현대차 입장에서는 테슬라 모델 3부터 시작된 전기차 돌풍에 부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친환경차량 부문에서 수소연료전지차에 올인 했던 현대차 입장에서는 전기차의 돌풍이 특히나 뼈아프다.

지난 2009년 이기상 현대차 전무는 열린 자동차공학회 워크숍에서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에도 0.8%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미쓰비시가 출시한 전기차 아이미브를 예로 들며 “모닝보다 작은데도 가격이 6000만원이 넘는데 누가 사겠느냐”며 전기차 시장이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현대·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올인했다. 2010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 ‘투싼ix FCEV’를 개발했다. 하지만 ‘투싼ix FCEV’는 흥행에 참패했다. 출시 당시 대당 가격이 1억5000만원이 넘는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가격을 8500만원으로 내렸지만 정부 기관이나 지자체에서 연구용으로 수백대를 산 것이 전부다.

하지만 현대차 예상과 달리 전기차 시장의 성장속도는 훨씬 빠르게 확대 되며 전기차가 향후 친환경 차량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여전히 전기차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반응은 오너들의 행보에서도 나타난다.

정의선 부회장은 올해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 4대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에 참석했지만 전기차 행사는 지켜보기만 했다.

관련 업계에선 “오너가 주도적으로 나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은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이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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