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KT‧LH 등 건설사와 공사비 증액 두고 갈등

지난해 KT 판교 신사옥 현장 앞에서 쌍용건설 및 협력업체 직원들이 유치권 행사 및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쌍용건설] ⓜ
지난해 KT 판교 신사옥 현장 앞에서 쌍용건설 및 협력업체 직원들이 유치권 행사 및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쌍용건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최근 몇 년간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크게 오르면서 건설사들이 재건축 조합 등과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택을 벗어나 기업 고객들과의 마찰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019년 롯데쇼핑과 광주 광산구 '쌍암동 주상복합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롯데쇼핑 측과 공사비 증액을 놓고 갈등을 겪어오다 지난 1월 국토교통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쌍암동 주상복합신축공사는 지하 6층∼지상 39층 규모로 아파트 315가구, 영화관 5개관, 판매시설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2020년 2월 착공에 들어가 오는 4월 완공 예정으로 2019년 9월 계약 체결 당시 총공사비는 1380억원이었다.

현대건설 측은 도급계약 체결 이후 발생한 공사비 상승 등을 이유로 2022년부터 롯데쇼핑 측에 140억원의 추가 공사비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롯데쇼핑 측은 물가 변동에 따른 계약 금액 조정을 배제한다는 내용의 '물가변동 배제 특약'을 이유로 공사비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쌍용건설은 작년 봄 완공한 경기 판교 KT 신사옥 공사비 증액을 놓고 KT와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2020년 967억원에 공사를 수주한 쌍용건설은 2022년 7월부터 KT에 공사비를 171억원 증액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도급계약 체결 후 코로나19, 전쟁 등 불가항력적 요인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자재 반입 지연, 노조 파업, 철근 콘크리트 공사 중단 등 추가 악재가 이어지면서 원가가 크게 올라 171억원의 자금이 초과 투입됐다는 것이 쌍용건설 측 주장이다.

하지만 KT는 '물가변동 배제 특약'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쌍용건설은 이와 관련해 작년 10월 국토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양측 간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작년 10월 KT 판교 사옥 앞에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쌍용건설 측은 12일에도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2차 시위를 벌일 계획이었지만, KT 측이 협상의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며 시위는 일단 연기된 상태다.

경기 안양물류센터 재건축 사업을 마친 DL건설도 발주처인 LF그룹에 400억원 규모 공사비 증액분 지급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DL건설은 2020년 9월 당시 LF그룹 자회사 코크렙안양과 약 1190억원의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경기 안양 동안구 일대 연면적 9만5474㎡ 부지에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의 물류센터를 짓기로 했다. 

하지만 콘크리트·구리·철근 등 주요 원자재값과 인건비가 상승한 가운데 공정 과정에서 발견된 오염토 정화 작업으로 공기가 6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공사비가 추가로 투입됐다.

현재 증액분과 관련해서 일정 부분은 합의를 한 상태지만 나머지 증액분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못하면서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공공공사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2022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세종시 집현동 공동 캠퍼스 건설공사를 수주한 대보건설은 LH와 공사비 증액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 5일 공사를 중단했다. 작년 10월 17∼26일에 이은 두 번째 공사 중단이다.

대보건설은 총 9개동 중 4개동의 준공을 반년가량 앞당겨달라는 LH의 요구에 따라 자체적으로 추가 공사비를 투입하며 공사를 진행했으나, 이 과정에서 레미콘 공급 차질,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화물연대 파업 등 복합적인 사유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며 공사비 인상을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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