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자영업자 1110조 대출에 27조 연체
다중채무 자영업자 연체율 3% 넘어

자영업자 못갚는 대출 1년새 50%↑ [자료사진=연합뉴스] ⓜ
자영업자 못갚는 대출 1년새 50%↑ [자료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경기 부진을 대출로 버텨온 가운데 지속되는 고금리 등으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한계에 다다르면서 이들이 못갚는 대출 규모가 1년 사이에 50% 이상 급증했다.

특히 2030 젊은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어 ‘부실위험’ 신호가 켜지고 있다.

최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현재 335만8499명의 개인사업자는 모두 1109조6658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기업대출)을 갖고 있었다.

2022년 말(327만3648명·1082조6258억원)과 비교해 1년 사이 대출자가 8만4851명(2.6%), 대출잔액은 27조400억원(2.5%) 더 불어났다.

특히 같은 기간 이들의 연체금액(3개월이상 연체 기준)은 18조2941억원에서 27조3833억원으로 9조892억원(49.7%)이나 뛰었고 평균 연체율도 1.69%에서 2.47%로 약 0.8%포인트(p) 올라갔다.

나이스평가정보는 국내 신용평가기관으로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한 대다수의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동의 아래 이 업체에 대출자의 금융정보를 제공하거나 반대로 기업·개인의 대출·연체 이력 등을 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나이스평가정보의 통계에 실제 대출 현황이 대부분 반영되는 셈이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추가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지난 1년간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전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자영업자)는 현재 173만1283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5만8499명) 가운데 절반 이상(51.5%)을 차지했다. 이들의 대출잔액은 691조6232억원에 육박했다.

연령대별 개인사업자 다중채무자 연체율 / 자료 : 나이스평가정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 [그래픽=연합뉴스]
연령대별 개인사업자 다중채무자 연체율 / 자료 : 나이스평가정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 [그래픽=연합뉴스]

다중채무 인원과 대출 규모가 1년 전(168만1164명·675조3047억원)보다 5만119명(3.0%), 16조3185억원(2.4%) 증가했다.

더구나 이들의 연체가 늘어나는 속도도 가파르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연체액(21조7955억원)은 2022년 말(14조2950억원)보다 7조5005억원(52.5%) 늘었고 평균 연체율도 2.12%에서 3.15%로 1.03%p 뛰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2030세대 젊은 자영업자들의 형편이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작년 연체액 증가율을 연령별로 보면 30대(30∼39세)가 62.5%(1조7039억원→2조7691억원)로 가장 높았다.

이어 ▲60세 이상 58.0%(2조8989억원→4조5800억원) ▲50∼59세 56.0%(4조4550억원→6조9491억원) ▲40∼49세 43.7%(4조8811억원→7조127억원) ▲29세 이하 36.1%(3561억원→4846억원) 순이었다.

연체율은 29세 이하(6.59%)에서 최고를 보였고 30대가 3.90%로 두 번째였다. 40대(3.61%)·50대(2.95%)·60세 이상(2.51%)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연체율은 낮아졌다.

사업경험이나 영업 규모 및 자산 등의 측면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2030세대 젊은 자영업자들이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1년 사이 이들의 연체율 상승 폭도 29세 이하(2.22%p)와 30대(1.63%p)가 가장 높아 한계에 처한 ‘위험’ 신호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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