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0억원 규모…'소각 목적' 500억 자사주 추가 취득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위기 이후 새롭게 재편될 글로벌 경제 역학관계 속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활동을 통해 높은 품질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경쟁우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서울 중구 청계천로 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연합뉴스] ⓜ
서울 중구 청계천로 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행동주의펀드의 자사주 소각 압박을 받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이 기존에 보유하던 자기주식의 50%를 3년간 분할 소각하고,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 목적으로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의 50%에 해당하는 보통주 262만4417주를 2026년까지 3년간 분할 소각한다.

이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87만5000주는 오는 20일 소각할 예정이다. 이는 5일 종가 기준으로 1291억원 규모다. 전체 분할 소각 규모는 약 38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소각 목적 자사주도 추가 취득한다.

금호석유화학은 별도 당기순이익의 16.5%에 해당하는 총 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오는 13일부터 향후 6개월간 취득할 계획이다. 매입이 완료되면 이사회 결의와 공시를 거쳐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이는 앞서 2021년 말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별도 당기순이익의 5∼10%의 자기주식 취득·소각 계획을 5%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석유화학 시황 침체에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보통주 주당 2900원, 우선주 주당 2950원 등 총 756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안도 공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총 5038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달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주총에는 백종훈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김경호 KB금융 이사회 의장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 등이 상정된다.

한편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와 손잡고 이사회 결의가 없어도 주총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올해 말까지 자사주의 50%를 소각한 뒤 내년 말까지 나머지 50%를 소각하는 안 등을 주주제안으로 제출했다.

이번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측은 금호석유화학이 의결권대리행사권유 참고서류 공시에서 '50% 물량은 보유해 중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처분 또는 소각 예정'이라고 밝힌 점을 두고 "제3자에 처분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라며 "이 부분 때문에 우호지분 활용에 대한 우려가 상존한다. 주총 끝까지 표대결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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