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하나 이어 KB·신한도 중단 동참…5대은행 중 우리은행만 판매

홍콩의 한 증권사 전광판의 모습. [자료사진=홍콩EPA / 연합뉴스] ⓜ
홍콩의 한 증권사 전광판의 모습. [자료사진=홍콩EPA / 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최근 ‘홍콩ELS 사태’ 등으로 논란이 커질 전망인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잇달아 나서고 있다.

2021년 판매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ELS의 대규모 손실이 올해 들어 현실로 다가오자 위험 관리와 자성의 차원에서 ELS와 같은 고위험 상품의 취급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금융 당국의 “ELS 판매 중단 검토” 언급도 은행권을 압박한 영향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30일 오후 내부 회의를 거쳐 ELS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측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을 고려해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향후 시장 안정성과 소비자 선택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같은날 오후 비예금상품위원회를 열어 5일부터 ELS(ELT·ELF)를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 측은 ELS의 기초자산으로 주로 편입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닛케이225 등 주요 주가지수가 최근 10년간 최고점에 이르면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능동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29일 ELS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비예금상품위원회가 H지수 하락과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근거로 판매 중단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측은 앞으로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후 비예금상품위원회 승인을 얻어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 역시 이미 지난해 10월 4일부터 원금 비보장형 ELS를 취급하지 않아 사실상 현재 ELS 판매를 전면 정지한 상태다.

다만 우리은행의 경우 아직 ELS를 판매하고 있지만 향후 ELS 관련 동향 등에 따라 판매 중단 상품을 늘리거나 전면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최근 H지수 기초 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를 계기로 은행의 공격적 고위험 상품 판매 행태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2021년 고점 이후 H지수가 급락하면서 올해 들어 19일까지만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판매된 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무려 2296억원의 원금 손실이 확정됐고 상품별 최고 손실률은 56.1%까지 치솟았다.

더구나 올해 전체 15조4000억원,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의 H지수 ELS의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현재 손실률 추세가 이어진다면 손실액은 6조∼7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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