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 임단협 일찌감치 타결…급여·복리후생비는 높은 수준

5대 시중은행. [PG=연합뉴스] ⓜ
5대 시중은행.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사상최대 실적 등을 이어가며 희망퇴직금이나 성과급 또한 커졌던 은행권이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올해 주요 시중은행들의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규모가 전년과 비교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나 대출 연체율 상승 등 리스크가 커질 것을 염두해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사회적인 상생 요구에 따른 ‘돈잔치’ 여론 비판 등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하나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이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한 상태다.

이들 4개 은행의 올해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0%로 결정됐는데 지난해 3.0%에서 1.0%포인트(p) 축소된 모습이다.

한국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금융노조가 일찌감치 사측과 협상을 일괄 타결한 뒤 각 은행 지부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내린 결과로 전해졌다.

금융노조 측에 따르면 은행권에 대한 정치권과 여론의 질타가 반복되는 가운데 사측이 감독 당국 눈치를 보며 몸을 사려 노사 협상 여지가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경영 성과급도 전반적으로 줄어 지난해 평균 300%를 훌쩍 넘었지만 올해는 200%대 수준에 머물렀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80%의 통상임금에서 올해 2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월 기본급의 361%였던 성과급 규모를 올해 281%로 축소하며 성과급 중 현금과 우리사주 비중도 각 300%와 61%에서 230%와 51%로 조정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아직 성과급 규모를 확정 짓지 못했지만 지난해 월 기본급의 292.6%에 달했던 성과급이 올해는 180% 정도로 줄어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올해 성과급은 통상임금의 200%와 현금 300만원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통상임금의 400%와 200만원을 지급했던 점과 비교하면 낮아졌다.

은행들은 올해 경영 여건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책정에 비교적 보수적인 태도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상생 금융에 따른 부담에 더해 금리 인하로 인한 이익 축소, 각종 리스크에 대비한 대손 충당금 적립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올해 임금인상률과 성과급이 지난해보다 악화됐지만 오히려 은행별로 각각의 복리후생은 강화됐다.

국민은행은 올해 월 기본급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의 우리사주를 연간 지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우리사주 의무 매입을 폐지하고 직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하기로 했으며 원격지 발령 직원들에게는 교통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사원 연금 제도에 대한 회사 지원금을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렸다.

아울러 재고용을 조건으로 한 육아 퇴직과 가족 돌봄 근무 시간 단축 제도를 도입하고 본인 결혼 축하금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상향했다.

농협은행은 장기 근속자를 위한 안식 휴가를 확대하고 건강검진 대상자에 본인 부모를 추가했으며 가족 돌봄 근무 시간 단축 제도와 2시간짜리 ‘반의 반차’ 휴가를 새롭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은행 직원들의 급여와 복리후생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대 은행 직원의 지난해 1~9월 1인당 평균 급여와 복리후생비는 9500만원에 달하며 지난해와 비교해 500만원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억200만원으로 최고 수준이며 하나은행이 9900만원, 신한은행이 9800만원, 우리은행이 9200만원, 농협은행이 8500만원 등의 순을 보였다.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액으로 보면 하나은행이 900만원으로 가장 컸으며 신한은행이 800만원, 농협은행이 600만원, 우리은행이 500만원, 국민은행이 2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서는 올해는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만큼은 아니더라도 급여와 복리후생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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