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2차 수주 계약 지연…삼성重·한화오션, 수주 목표 미달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초대형 에탄운반선. [사진=HD현대 제공] ⓜ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초대형 에탄운반선. [사진=HD현대 제공]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올해 고부가 가치선으로 꼽히는 LNG선 수주 물량 확대로 모처럼 호황기를 맞은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였지만 HD한국조선해양만이 연간 수주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조선업계는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LNG선을 사실상 싹쓸이 하며 역대급 수주 호황을 누렸지만,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연내 계약이 예상됐던 카타르 2차 프로젝트 물량 협상이 지연된 게 변수로 작용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23억2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157억4000달러의 141.9%를 달성했다. 지난 9월 일찌감치 수주 목표를 달성한데 이어 지난 10월 카타르에너지와 5조2511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7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를 지속해왔다.

반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연간 목표액 달성에 실패했다. 삼성중공업은 올들어 68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95억달러)의 71.6%을 채웠다. 한화오션의 경우 올해 40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액 69억8000만달러의 57.3%에 머물렀다.

당초 연내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됐던 카타르 2차 수주 계약이 늦어지면서 양사의 목표 달성에 영향을 줬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카타르 LNG선 수주를 위해 각각 16척, 12척의 선표(선박 공정 일정)를 비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할 LNG 운반선을 운용할 선주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조선사들과의 계약 논의도 길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역대급 호황에도 불구하고 목표 실적 달성엔 실패 했지만 조선업계에서는 걱정 없다는 입장이다. 수주 잔량이 넉넉하고, 카타르 2차 계약이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기준 글로벌 조선소 중 수주잔량 1위를 차지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1070만CGT(표준선환산톤수)의 수주잔량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가 1000CGT, 한화오션 옥포조선소가 800만CGT 순으로 집계됐다.

3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한 조선 3사는 '양보다 질' 중심의 수주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3108억원 규모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2척을 계약해 친환경선 수주를 이어오고 있다. 한화오션도 이달 방위사업청과 1조원 대 장보고-Ⅲ 배치2 3번함(3000t급) 건조 계약을 맺는 등 특수선 수주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한편 국내 조선 3사는 LNG선 수주 호황에 힘입어 올 3분기 나란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분기 흑자를 낸 것은 11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2010년대 중반 10여 년에 걸친 '조선업 불황기'사실상 마무리 되고 본격적인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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