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건설업 대출 연체 1000억…1년 사이 2배로 ‘껑충’
전체 금융기관 건설·부동산업 연체율도 0.72→1.75% 2.4배로 뛰어

고금리 및 고물가 등 부동산 경기부진 영향으로 건설업의 연체율이 5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PG=연합뉴스] ⓜ
고금리 및 고물가 등 부동산 경기부진 영향으로 건설업의 연체율이 5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지속되는 경기 부진과 고금리 등 일반 가계의 대출 부실 위험과 함께 부동산 경기도 침체되면서 부동산·건설 관련 대출 부실에 따른 금융 위기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위험성이 높아진 2금융권과 달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크지 않은 은행권에서도 일반 건설업 연체가 급증하면서 불안감이 높아지자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도 부동산 시장 하방 위험을 고려할 때 최근 대출 증가를 주도한 건설·부동산 업종의 연체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건설업종 대출 잔액은 11월 말 현재 모두 23조2387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20조3915억원), 2021년 말(15조9704억원)과 비교해 각 1년과 2년 사이 14%(2조8472억원), 46%(7조2683억원)으로 급증했다.

현재 1051억원 규모인 연체액의 증가 속도는 더 가파르다. 작년 말(524억원)의 2배일 뿐 아니라 2021년 말(330억원)의 3.2 배에 이른다. 이에 따라 연체율 역시 2021년 말 0.21%, 2022년 말 0.26%에서 올해 11월에는 0.45%까지 높아졌다.

부동산 PF의 경우 11월 말 기준 5대 은행 잔액은 18조2404억원으로 올해 들어 26%(3조7917억원) 더 늘었지만 연체율은 아직 0%에 가까울 정도다.

반면 은행권 내부에서도 최근 건설업종의 두드러진 가파른 연체율 상승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건설업의 연체율은 2018년 2분기 말(6월 말)의 1.19%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작년 3분기 말과 비교해 1년 사이 연체율 상승 폭(0.36%p·0.47→0.83%)도 숙박·음식업(0.50%p·0.27→0.77%)에 이어 두 번째를 나타냈다.

다만 부동산 PF 부문도 안심할 수 없는 상태로 KB국민은행의 경우 6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사업장, 부실 징후 사업장 등에 대해 현장 실사 등 강도 높은 주기적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정상 진행 가능성이 큰 사업장의 경우 선별적으로 상환 기간을 연장하고 금리도 낮춰 자구 기회를 주기도 한다.

신한은행도 중점·점검 관리 대상 사업장을 정해 매달 위험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PF 심사 가이드라인(침)을 강화했고 PF에 대한 대출 재점검(리뷰)과 기획 감리도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한은 역시 부동산·건설 관련 부문 대출의 집중 문제와 부실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은의 ‘업종별 대출 집중도’ 분석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재 부동산업의 집중도는 3.3으로 5개 업종(부동산업·건설업·숙박음식·도소매·제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대출 집중도는 업종별 대출금 비중을 업종별 명목 국내총생산(GDP) 비중으로 나눈 값으로 결국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부동산업에 대출이 지나치게 많이 쏠려있다는 의미다.

한은 조사 결과 전체 금융기관의 건설업·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2분기 현재 1.75% 수준으로 작년 2분기(0.72%)와 비교해 불과 1년 사이 2.4 배로 불어났다.

한은은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건설·부동산업 연체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향후 부동산 시장의 하방 리스크(위험)를 감안하면 연체율의 추가적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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