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박 시장도 공급과잉 신호…SK·롯데 공장 가동률 급락

SKC의 동박 사업 자회사 SK넥실리스가 생산하는 이차전지용 동박 제품. [사진=SKC] ⓜ
SKC의 동박 사업 자회사 SK넥실리스가 생산하는 이차전지용 동박 제품. [사진=SKC]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면서 배터리 업계는 물론 배터리 소재 업계까지 충격이 퍼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동박 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뚝 떨어졌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을 필두로 대만 일본 등 경쟁사가 많아 배터리 소재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SKC의 동박 자회사 SK넥실리스의 지난 3분기 공장 가동률이 61.6%로 집계됐다. 지난해엔 88.1%를 가동했지만, 올 들어 가동률이 확 떨어졌다. 1분기엔 73.0%였지만, 상반기 누적으로는 67.0%로 떨어진 데 이어 3분기에 또 하락한 것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엔 89.5%로 SK넥실리스와 비슷했지만, 올 3분기엔 59.5%로 크게 떨어졌다.

동박 시장은 중국 왓슨, 대만 창춘 등이 비등한 점유율로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기술 격차가 크지 않고 고객사가 비슷해 해외 기업의 가동률도 크게 낮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동박 공급 과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에 제품을 주로 공급하는 SK넥실리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5년부터는 동박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월 말 상업생산을 시작한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동박공장에서 직원이 동박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SKC 제공] ⓜ
지난 10월 말 상업생산을 시작한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동박공장에서 직원이 동박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SKC 제공] ⓜ

가장 큰 문제는 전기차 구매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 판매 둔화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수요 하락으로 이어져 국내 배터리 및 소재 업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터리 판매 둔화는 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LG화학 등 양극재 기업 실적 둔화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배터리 소재 업종은 4분기 전망도 어둡다. 리튬 등 배터리 광물 가격이 최근 1년 새 70%가량 떨어지는 등 2021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면서 주요 제품의 판매 가격(판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371억원과 657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55%, 69%씩 쪼그라들었다. 이들 기업은 원재료와 제품 가격을 연동하는 판가 연동제를 시행한다. 하지만 광물 가격이 끊임없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비싸게 만든 양극재를 싼값에 파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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