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개월 새 탄산리튬·수산화리튬 거래 가격 절반 이하로 '뚝'
판가 연동제 시행 중인 양극재 업체들 수익성 악화 지속 전망

LG화학 양극재. [사진=LG화학] ⓜ
LG화학 양극재. [사진=LG화학]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힘입어 급성장한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하락이라는 새로운 복병을 만났다. '하얀 석유'로 불리며 높은 몸값을 받던 배터리 핵심 소재 리튬이 최근 시장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5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22일 탄산리튬 가격은 키로그램(kg)당 155.5위안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초(581.5위안)과 비교해 약 73% 하락한 수치다. 탄산리튬 거래 가격은 지난 5월 300위안 선까지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4달 넘게 지속 내림세를 보였다.

국내 배터리업계가 주력하는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 주요 원재료인 수산화리튬 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지난 3월 톤(t)당 수산화리튬 가격은 7만달러를 웃돌았지만 이후 지속 하락해 이번 달 들어 톤당 2만8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전기차 붐과 함께 전 세계 각국이 쟁탈전을 벌이면서 몸값이 크게 뛰었지만 시장 성장세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발생하는 리튬 공급 과잉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직격탄을 맞은 건 양극재 업체들이다. 리튬은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으로 가공 후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원재료로 사용된다.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판가 연동제’를 채택한 탓에 비쌀 때 샀던 리튬을 가공해 양극재로 만들어도 이후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 낮은 판가에 팔 수밖에 없다. 

광물 가격 하락은 판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올해 2분기 니켈·코발트·망간(NCM)과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수출단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 18% 하락했다. 

이에 국내 양극재 빅4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LG화학의 첨단소재 부문 2분기 영업이익은 1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11.5% 늘었지만, 시장 컨센선스(증권가 실적 전망치 평균)에는 못 미쳤다. 

이외에도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은 전년 대비 5.6% 감소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엘앤에프는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95.1% 급락했다.

문제는 당분간 가격 상승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탄산리튬 가격이 오는 2028년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튬 수요보다 공급이 큰 수급 불균형 상태가 유지되면서 탄산리튬 가격이 kg당 130위안까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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