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팀 한우영 차장
산업경제팀 한우영 차장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HMM 매각이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유력 인수 후보였던 LX그룹이 인수전에서 빠질 것이란 소문과 함께 인수 후보들의 자금력 문제까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유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23일 HMM 지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앞서 HMM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포함된 동원, 하림, LX는 지난 8일 실사 작업을 마무리했다. 

현재 업계에서 추정하는 HMM 인수 적정가는 최소 5조원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하면 최대 7조원에 이른다. 매각 대상은 HMM 주식 3억9879만주다. 산은과 해진공이 각각 보유 중인 HMM 주식 1억120만주, 9759만주에 1조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주식 전환분 신주 2억주가 포함된 것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지 않은 매각 대상 주식 가격만 지난 10일 기준(종가 1만6550원) 6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인수 후보 3곳의 자금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이들의 현금 동원력은 5000억원에서 최대 2조5000억원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외부 자금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HMM 유보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는 LX인터내셔널의 이탈 여부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는 LX인터내셔널이 최근 해운업 불황 등을 이유로 HMM 인수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LX인터내셔널 불참에 따른 매각 유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들이 본입찰에서 쓸 HMM의 몸값(예상 인수 금액)이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원하는 금액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HMM)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하면서 유찰 가능성에 불을 붙였다.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시절 재정위기에 처해 있을 때 3조8000억의 특별구제금융을 제공했을 때도 정책자금임에도 불구하고 시중이자보다 2~3% 높은 이자를 받아냈다. 또한 지난 코로나19 특수에 해운업 호황시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매각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HMM은 2016년 한진해운이 파산한 이후 유일하게 남아있는 한국 국적 원양해운기업이다. HMM 매각으로 더 추가적인 보상을 받으려고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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