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본입찰…노조 반발‧유력 인수 후보 행보 두고 촉각

HMM 상선. [자료사진=연합뉴스] ⓜ
HMM 상선. [자료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본입찰 열흘 정도 앞둔 HMM 매각이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유력 인수 후보였던 LX그룹이 인수전에서 빠질 것이란 소문과 함께 인수 후보들의 자금력 문제까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유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23일 HMM 지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앞서 HMM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포함된 동원, 하림, LX는 지난 8일 실사 작업을 마무리했다. 

현재 업계에서 추정하는 HMM 인수 적정가는 최소 5조원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하면 최대 7조원에 이른다. 매각 대상은 HMM 주식 3억9879만주다. 산은과 해진공이 각각 보유 중인 HMM 주식 1억120만주, 9759만주에 1조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주식 전환분 신주 2억주가 포함된 것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지 않은 매각 대상 주식 가격만 지난 10일 기준(종가 1만6550원) 6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인수 후보 3곳의 자금력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들의 현금 동원력은 5000억원에서 최대 2조5000억원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외부 자금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HMM 유보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하림과 동원은 매각가가 5조∼7조원으로 예상되는 HMM 인수 주체로 덩치나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자금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하림그룹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유가증권 매각과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그룹 소속 해운사인 팬오션은 최근 한진칼 주식 390만3천973주를 1천628억원에 처분하기도 했다.

동원그룹은 지주사 동원산업의 자회사인 미국 참치캔 1위 업체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스타키스트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5천억∼6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키스트는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다.

이 밖에도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을 유동화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근 들어서는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는 LX인터내셔널의 이탈 여부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는 LX인터내셔널이 최근 해운업 불황 등을 이유로 HMM 인수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림과 동원그룹이 눈치작전을 펼치며 HMM 인수전의 완주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업계는 LX인터내셔널 불참 시 유찰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이 본입찰에서 쓸 HMM의 몸값(예상 인수 금액)이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원하는 금액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HMM)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하면서 유찰 가능성에 불을 붙였다.

노조의 반발도 고민거리다. HMM 노조도 이들 기업의 인수를 반대하며 채권단 측에 유찰을 요구했다.

HMM 노조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인수 예비 업체 3곳은 자기자본 조달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이들은 사모펀드 등 막대한 외부 자금의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 최대 선사의 매각은 자본수익 회수에만 몰두하는 투기자본의 잔치로 변질할 것이고, 어렵게 축적한 자본이 민영화 이후 인수기업의 다른 목적으로 유용된다면 국내 해운산업의 발전은 더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 시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불안요소다. HMM은 해운 시황 악화 탓에 올 3분기 부진한 성적을 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1266억원으로 58.4%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96.4% 급감한 954억원이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인플레이션, 글로벌 소비 위축, 중동 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컨테이너 물동량은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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